구조개혁·농어촌 붕괴·빈부격차 확대 등 부작용도 우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3월15일 0시에 발효함에 따라 양국 관계는 재정립될 전망이다.
그러나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3%를 차지하는 거대시장과 맺은 자유무역은 우리나라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지만, 걸림돌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우선 북한 변수를 반영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상당 부분 희석되고 지정학적 불안을 해결하는 효과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문호를 활짝 열었을 때 산업 구조개혁, 농어촌 붕괴, 빈부격차 확대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한국경제의 부흥 씨앗은 미국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쟁 참화와 공산주의의 체제 위협에 허덕인 한국은 1950~1970년대 미국의 원조와 관세혜택 환경에서 특유의 근면성을 앞세워 2000년대 세계 경제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성장했다.
긴밀했던 양국은 이제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미국 통상압력, 국내 반미기류 확산 등으로 갈등 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전쟁에서 보듯 무역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때 50%가 넘던 ‘메이드 인 코리아’가 차지하는 대미 수출 비중은 작년에 10.1%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대미 수출액은 작년 기준으로 562억달러 수준이다. 중국(134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16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한·미 FTA의 발효는 경제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상호 교역 및 투자 확대, 인적 왕래 증가는 고질적인 규제와 불합리한 관행, 불투명한 절차 등의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제도를 혁신하고 국가·사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를 괴롭혔던 지정학적 안보 위험도 FTA를 통해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