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0.5%P 추가 인하…경기부양 일환으로 긴축 완화로 선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24일부터 0.5%포인트 인하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로써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21%에서 20.5%로,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은 17.5%에서 17%로 낮아진다.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작년 12월 이후 두 번째, 올들어선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 12월 5일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렸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준율 인하에 대해 당국이 통화 정책을 긴축에서 완화 쪽으로 선회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기 부양 차원에서 시중에 자금을 더 풀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1월에 물가 상승률이 예상 외 성장을 나타냈지만 이번 금융완화에서는 당국이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보다 경제성장에 대한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HSBC의 마샤오핑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준율 인하는 시장에 있어 매우 바람직한 소식”이라며 “유동성이 개선돼 은행의 대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준율 인하로 4000억위안 가량의 유동성이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작년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4%대 안팎’을 크게 웃돈 5.4%에 달하면서‘신중한 통화 정책’ 기조 하에 국민 경제 운용의 최우선 목표를 통화 팽창 억제를 통한 물가 안정에 뒀다.
그러나 작년부터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채무 위기가 심화하고,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하면서 긴축 완화 필요성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중국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2012년에도 ‘신중한 통화정책’을 펴되 경제 상황에 따라 ‘선제적 미세조정’을 하겠다면서 통화 정책 전환의 여지를 남겼다.
한때 6%대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면서 안정세로 회복된 것도 정책 당국에 운신의 폭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지준율 인하 시기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1월 경제지표는 춘제(한국 구정에 해당)에 크게 영향을 받는만큼 인민은행이 2월 경제지표 발표를 기다렸다 판단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UBS의 왕 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지준율이 즉시 인하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지만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며 “은행간 거래에서는 최근 며칠간 금리가 크게 올라 유동성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가 본격적인 긴축 완화의 신호탄으로까지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이셴룽 주임은 “현재 지준율은 너무 높은 수준이어서 15∼16%대까지 내려올 필요가 있다”며 경기부양을 위한 특별 조치 차원은 아니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