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넘어 사업으로…동네 자전거 가게 속앓이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7년 프로스펙스로 유명한 국제상사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LS네트웍스는 2010년 4월 자전거 수입·유통점 ‘바이클로’를 내고 올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취미 생활로 자전거를 즐겨타는 구 회장의 못말리는 자전거 사랑이 회사경영에도 적극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바이클로는 서울 잠원동에 1호점을 낸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 14개 매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업종 철수 바람에 힘입어 자전거 점포 주인들이 LS네트웍스의 자전거 유통사업 철수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구 회장은 올해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는 등 철수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LS네트웍스는 올해 자전거 등 스포츠 유통사업의 매출을 현재의 3000억원대에서 2015년 1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LS네트웍스의 자전거 사업이 확대되면서 영세 자전거 상인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이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통해 골목상권 보호를 요구한 것도 생존과 결부됐기 때문이다. 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LS같은 대기업이)구멍가게 같은 자전거 유통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안양 LS본사 앞에서 소상공인단체와 연합해 대규모 항의 시위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클로 인근 지역의 자전거 상인들의 경우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동에서 16년간 가게를 운영하며 구 회장과는 단골가게 손님과 주인으로 정을 쌓아온 인보식 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운영하는 가게도 바이클로가 문을 연 뒤로 매출이 30% 이상 떨어졌다. 인 이사장은 “시장 규모가 2500억원에 불과한 이곳에 뛰어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며 오랜 인연을 쌓았지만 이제는 유쾌하지 못한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올해엔 직영점을 늘리지 않고 유통 가맹점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며 “특히 자전거 유통사업의 경우 앞으로 자전거 생산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며 전기자전거 생산을 목표로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철수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