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타임 전문가 칼럼]아빠의 몸은 놀이의 보물창고

입력 2012-02-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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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장
놀이강의를 시작할 때, 아빠들은 긴장한다. 마치, ‘오늘은 무슨 사역을 해야 시간이 잘 지나갈까?’라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더구나 아빠들의 대부분은 아내의 성화에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키지가 않지만 어쩔수가 없이 참석을 한다. 그래서 그 표정은 늘 굳어있으며 긴장하고 있다.

이미 그런 마음을 알기에 첫 멘트는 ‘아빠의 몸만 있어도 아이와 500가지의 놀이를 할 수 있다’라고 한다. 그러면 그 말에 다소 과장되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 자신감이 들기도 한다.

두 번째는 ‘아이와의 놀이란 컬럼부스의 달걀과 같다’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너무 쉬우며 해보면 다 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굳이 놀이를 외울 필요가 없기에 그냥 아이와 놀이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 번째는 놀이를 알면 장난감이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 그 말에 환호하며 환한 웃음으로 박수를 쳐준다.

놀이의 시작은 아이와 마주보기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눈을 쳐다보게 한 후, 일일이 아이와 눈을 마주친다. 그러면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쳐다보며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며 기대를 한다. 첫 놀이는 조이기를 주로 한다.

1단계에서 5단계까지 점점 아빠가 아이를 조르는 놀이다. 우선 아빠가 자리에 앉은 후, 손으로 아이의 겨드랑이에 넣은 상태에서 안게 한다. 그 상태가 1단계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아빠의 양손으로 아이의 가슴을 조이면 된다. 2단계, 3단계,4단계를 외치면 정말 아빠의 양팔로 아이를 조이게 되며 아이들은 힘들어하면서 또한 웃음을 만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5단계를 외치면 아이들은 웃음과 고통이 뒤범벅이 된다. 그리고 이어서 해제, 라고 외치면 아빠의 팔의 힘을 완전히 뺀다. 그저 아빠가 아이의 몸통을 약간 조였을 뿐인데 아이들은 재미가 있다고 난리다.

다음은 ‘깔린 통나무에서 탈출하기’다. 그러나 통나무는 없다. 아빠의 양다리가 통나무다.그저 아이를 엎드리게 하고 아빠의 양다리를 아이의 등위에 얹는다. 그리고 아빠가 시작을 외치면 아이는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러면 아빠는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면서 아이의 탈출을 저지한다. 빠져나가려는 아이와 이를 저지하려는 아빠와의 힘겨루기다.

1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가면 아이들은 모두 탈출을 하게되고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듯, 환한 얼굴로 득의양양한 자세다. 여기에는 바로 헐리우드액션이 사용된다.

만일 아빠가 ‘시작’을 외쳤는데 아이가 1초만에 탈출을 했다면 어땠을까? 한마디로 시시하다. 그건 놀이도 아니다. 그럼 왜 아이가 탈출을 한 후에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할까? 왜 재미가 있다고 팔짝팔짝 뛰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탈출할 듯, 말듯한 그 사이에서 재미가 생긴 것 것이다.

1.발을 사용하는 놀이:발잡고 기타치기, 발쌓기, 발바닥 빨리치기, 발바닥 빨리치기, 발가락싸움, 발잡고 전화하기, 발가락으로 꼬집기, 바닥 피아노 치기, 발 가위바위보, 번갈아 발올리기, 발가락 숫자 세기, 발가락 피아노 등이 있다.

2.손을 사용하는 격파놀이:제자리에서 주먹격파, 손끝격파, 검지손가락격파, 새끼손가락격파, 당수격파를 할 수 있고 달려가서 할 수도 있다.

3.슈퍼맨 덩크슛:엄마는 서서 양팔을 벌려서 농구링을 만든다. 아이는 베게를 잡는다. 이것이 농구공이다. 그러면 아빠는 아이를 들고 두바퀴를 돌면서 비행기 소리를 낸다.

그리고 그것을 엄마의 팔속에 넣는다. 이 때, 아이가 던지려고 할 때, 아빠는 ‘슛’을 외치고, 들어갈 때, 골인을 외친다. 아이의 성취감은 아빠의 큰 목소리로 인하여 더욱 고취되고 신이난다.

4.다리를 이용한 걷기 놀이:앞으로 걷기, 뒤로 걷기, 게처럼 옆으로 걷기, 지그재그로 걷기, 점프하며 걷기,점프하며 달리기 등이 있다.

5.신체를 이용한 구르기 놀이: 앞으로 구르기, 좌로 구르기, 우로구르기, 좌로 구르기, 연속구르기 등이 있다.

6.이 밖에 손가락을 이용한 놀이, 엉덩이, 머리, 몸통 등 아빠가 아이와 즐기는 신체놀이의 영역은 다양하다.

이렇게 아빠의 몸으로만 놀 수 있는 놀이가 많다. 그러나 아빠들은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힘들고, 괴롭다고도 한다. 그래서 늘 도망을 가려고 한다.

왜 아빠들은 아이와 놀아주기가 힘든가? 그럼 놀이를 많이 알면 해결될 것인가? 사실 그렇지도 않다. 만일 놀이책을 2~3권을 사보면 금방 몇 백 가지의 놀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와 재미있게 놀 수는 없다.

결국 아빠들이 부족한 것은 놀이의 종류가 아니라 놀이의 접근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놀이의 접근법에서 첫째는 아이와 눈을 마주쳐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아빠가 놀고 싶어한다는 메시지를 쉽게 전달받는다. 다음은 아빠의 목소리다.

아이에게 모기만한 목소리로 ‘아들아~, 놀자’라고 한다면 아이도 놀고 싶은 마음이 별로다. 그러나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큰 소리로 ‘아들아~ 아빠랑 이거할까?’라고 한다면 아이도 금방 놀고 싶어한다.

바로 아빠가 진정으로 아이와 놀고 싶은지, 아니면 마지못해 놀려고 하는지의 판단은 바로 아빠의 목소리와 자세에 달려있다.

아이들은 아빠와 하루종일 놀고 싶어한다. 365일을 매일 놀고 싶어한다. 늘 아빠와의 놀이를 꿈꾸고,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된다.

그러므로 아빠가 손을 벌리면서 ‘딸아, 아빠랑 놀까?’란 한마디에 아이의 마음은 무너지고 놀이는 금방 시작된다. 그러므로 놀이란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차원이 아니라 바로 아이와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다. 행복과 소통을 나누는 시간이다.

아빠들이여!

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아빠랑 놀까’라고 해보자.

-글:권오진/아빠학교 교장

-"놀이가 최고의 교육입니다" 키즈타임(www.kiz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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