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요금인하 안되면 KTX민간개방 안해”VS 반대측 “더 오른다”

입력 2012-01-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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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가 고속철도(KTX) 민간개방시 요금인하 효과가 없다면 정책을 접겠다고 천명했다. 정부가 정책을 포기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은 지난해 연말 KTX 운영권 민간개방(수서발 KTX 노선) 정책을 발표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고속철도(KTX) 운영권 민간 개방을 놓고 국토부와 코레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철도운영 경쟁도입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찬반 양측에서 각각 3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요금 인하 가능성, 대기업 특혜 여부, 추진 시기 적절성 등 KTX 민간 개방과 관련한 핵심 쟁점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찬성 쪽에서는 고용석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양근율 철도기술연구원 녹색교통물류시스템공학연구소장·박기남 동의대 교수가, 반대편에서는 황영식 한국일보 논설위원·조인성 한남대 교수·황시원 동양대 교수 등이 나왔다.

이날 요금인하 가능성에 대한 토론에서 이들은 가장 뜨겁게 맞섰다. 고 과장은 “정부는 민간에게 고속철 운영권을 넘기는 과정을 공개경쟁을 통해 진행한다”며 “주기적인 임대계약 평가와 서비스 및 안정성 미달시 시장 퇴출(축소) 등의 운영방안을 두고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 참여 과정에서 요금 인하가 안되면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도 “요금을 인하해 더 많은 국민이 고속철도라는 고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철도 경쟁 도입의 취지”라며 “현행 철도의 수송 분담률은 10% 수준으로 타 교통수단에서 철도로 넘어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KTX 요금을 20% 내리면 수요가 15~1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서비스, 안전성이 좋아지면 요금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만약 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수익이 나지 않아 인천공항철도와 같은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대기업 특혜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고 과장은 “일각의 주장처럼 민간업체에 모든 비용을 탕감해준 채 운영만 맡기는 게 아니다"며 “민간은 선로와 역사, 차량 등 시설에 대해 임대료를 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특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해 “비수익노선, 적자노선을 포함해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서에서 출발하는 KTX라는 노른자위를 떼어내 민간에 운영권을 주는 것은 특혜로 볼 소지가 있다”며 “고속철도 부분만 분리해 민간에 개방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언제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방청객을 포함해 약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가 시작하기 직전에 KTX 민영화 저지와 철도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회원 십여 명이 행사장에 들어와 “KTX 민영화 졸속 추진 철회하라” 등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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