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마련, 외환위기보다 금융위기 이후 더 힘들어

입력 2012-01-27 15:07수정 2012-01-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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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이 외환위기 이후보다 금융위기 이후에 전셋집을 마련하기가 더 힘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 전세가격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전세가격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3년간 전세가격 상승률’의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12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3년간 전국 전세가격은 5.9%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가격은 7.5%나 올랐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전국 전세가격은 외환위기 이후 상승률보다 4배가 넘는 24.4% 급등했다. 서울은 외환위기 이후 상승률의 3.3배인 24.9%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커져 내집마련을 미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내집마련보다 전세로 눌러 앉으려고 하면서 전세가격이 꾸준히 상승추세를 그렸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거의 육박했는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가계부채 등으로 전세가격이 폭락했다. 이때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가 사상 처음 나타나기도 했다. 이듬해인 1999년 이후 실물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전세가격이 다시 올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전국 전세가격은 18.4%로 급락했다. 이후 1999년에 16.8%로 상승했고 2000년에는 11.1% 올랐다. 서울 주택 전세가격도 1998년에는 22.7%가 떨어졌고 이듬해인 1999년에는 다시 22.2%, 2000년에는 13.8%의 급등세를 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국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업체들이 신규공급 물량을 줄였다. 설상가상으로 매매 가능한 수요도 전세로 눌러앉으면서 전세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전세가격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전국 전세가격은 3.4% 수준으로 소폭 올랐지만 2010년에는 7.1%, 2011년에는 12.3%로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전세가격도 2009년에는 6%, 2010년에는 비슷한 6.4%, 2011년에는 10.8%가 상승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외환위기 직후 전셋값이 폭락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전세값이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면서 “올해도 입주물량 감소와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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