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천연가스 이용 확대를 골자로 한 신에너지 전략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물류업체 UPS의 라스베이거스 시설을 방문해 지난 24일 국정연설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신에너지 전략의 일환으로 천연가스를 자동차 연료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미국 내 천연가스 매장량이 충분해 원유보다 값이 싸고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사는 미국 땅 바로 밑에 천연가스가 잠자고 있는데 그 양은 미국민이 100년간 쓰기에도 충분하다”며 “매장량을 원유에 비유하면 미국은 천연가스판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액화천연가스(LPG)를 연료로 하는 트럭용 가스충전소가 많은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의 항구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연결하는 첫 ‘천연가스 수송로’ 건설 계획을 공식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UPS의 라스베이거스 시설은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트럭이 운송 도중 가스를 주입하는 거점이다. UPS는 트럭을 천연가스 연료용으로 개조해 운행하기로 하고 미 정부로부터 500만달러를 보조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천연가스 이용 확대에 따른 환경 오염 우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특히 천연가스 채굴에 사용되는 ‘플래킹’이라 불리는 수압파쇄법의 지하수 오염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지역의 환경과 건강이 천연가스 채굴로 손상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라며 “그러나 정부는 미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리스크에 노출시키지 않고 천연자원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정부는 천연가스 채굴 회사에 대해 채굴 시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미 의회의 협력이 필요한 이 천연가스 개발 계획에서는 화물 수송업체가 트럭을 천연가스용으로 전환할 경우 감세혜택을 주는 한편, 천연가스 수송로를 5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또 수송 에너지원으로서 천연가스 사용법의 개발 연구를 권장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버스 등도 천연가스용으로 전환할 경우 지원해준다는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해저 자원 개발 5개년 계획이 끝나는 6월 하순 실시 예정인 유전의 리스계약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이는 15만㎢에 이르는 멕시코만 중앙부 해저 유전의 리스계약으로, 계약한 업자가 그 개발을 맡게 된다. 이 계약에는 지난 2010년 일어난 영국 정유업체 BP의 원유유출 사고의 영향으로 조업이 지연된 것을 보상하는 리스료 조정 조항이 들어가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 개발로 10억배럴 분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천연가스 활용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관련 업계의 항의와 천연가스 개발 시 야기될 환경오염 우려에 대한 비판에 시달려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일 캐나다에서 멕시코만에 이르는 ‘키스톤XL’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화당의 공격을 받았다. 공화당은 환경문제를 우선해 경제와 고용을 등한시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