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대 땐 집권당 대거 당선…특정정당 ‘몰표’는 여전할 듯
오는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총선에서는 17·18대 총선과 달리 수도권 지역에서 있었던 ‘집권당 쏠림현상’이 막을 내릴 전망이다. 수도권 유권자들은 대개 정치적 성향보다 정부의 공과(功過), 정책에 따른 이해관계, 해당지역 인물 등을 많이 따지는 경향이 있어 정부실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총선은 정부 임기 말 치러지는 만큼 ‘묻지마식’ 정권 심판론이 선거판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은 서울 48곳, 인천 12곳, 경기 5곳 등 111곳의 지역구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 전체 245곳 지역구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총선 승패는 사실상 수도권에 달렸다.정부 임기 초 치러진 17·18대 총선 결과를 보면 수도권의 표가 집권당으로 몰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먼저 노무현 정부 임기 초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집권당이던 열린우리당은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었다. 당시 수도권 의석수는 서울 48석, 인천 12석, 경기 49석으로 총 109석. 이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서울 32석, 인천 9석, 경기 35석 등 76석을 확보한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 16석, 인천 3석, 경기 14석으로 33석을 얻는 데 그쳤다.
18대 총선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153석을. 제1야당인 민주당은 81석을 각각 확보했다. 이 당시 수도권 의석수는 서울 48석, 인천 12석, 경기 51석으로 총 111석이었다.
이 중 한나라당은 서울 40석, 인천 9석, 경기 32석으로 총 81석을 차지한 데 반해 민주당은 서울 7석, 인천 1석, 경기 17석 등 25석을 간신히 건졌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는 집권당의 수도권 참패가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1야당의 과반의석 확보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도 수도권에선 야권이 승승장구할 것으로 내다본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이번 수도권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30%, 야당이 7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씨는 이 같은 배경으로 “이번 총선 키워드는 MB”라며 “여권은 MB의 이미지를 걷어내려고 하고 야권은 심판하려 하는데 심판론이 더 우세하다”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나라당은 부자·부패정당 이미지를 벗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서울에서 10석 정도 건지고 수도권은 전패”라고 말했다.
이보다는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예측하고 있는 강원택 서울대 정외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40석 정도는 얻을 것”이라고 했고,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한나라당이 참패할 분위기라해도 서울에서만 15석은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한 여론분석 업체가 국회 선거구획정위의 지역구 개편안(서울 46석, 인천 12석, 경기 56석)을 기준으로 최근 실시한 19대 총선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야권단일후보는 69석을, 한나라당은 45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나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이번 총선은 17대 당시 ‘탄핵돌이’, 18대 ‘타운돌이’와 같은 표 유인 요소가 부족해 수도권에서 야권의 압도적 우세를 점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정권 중반기에 치러진 16대 총선에선 수도권에서 여당이 40석, 제1야당이 56석을 각각 얻어 비교적 무난하게 표가 돌아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