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실적이 시장전망치에 부합했고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며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올 실적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77조7979억원, 영업이익 8조755억원, 당기순이익 8조1049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26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6.1%, 영업이익은 무려 36.4%가 늘어난 사상 최대실적이다. 자동차 판매대수도 처음으로 400만대를 넘어섰다. 405만9438대로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등이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판매 인센티브 부담이 줄어든 것이 주원인으로 판단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적에 대해 “현대차의 제품 경쟁력이 높은 수준에 올라 보조금을 줄이며 대당 판매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는 현대차 대리점의 보조금 지급 규모가 2010년에 비해 39% 감소한 대당 1000달러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질적성장과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으로 주가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양적 성장보다는 고부가가치 모델 판매비중 확대 및 판매단가 상승 등에 의한 질적 성장으로 매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세계 판매대수가 계속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현재 주가는 올해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7.6배에 그칠 정도로 저평가된 상태다. 현대차의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대차 주가의 상승세는 당분간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단 1분기 실적이 나와 봐야 올해의 실적이 가늠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공정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실적이 전체적으로 잘 나온 것은 맞지만 주가상승에는 그다지 힘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지난해 대지진으로 생산에 타격을 입었던 일본업체들이 올해 판매량을 늘리면서 치열한 경쟁으로 지난해대비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주장에 대해 공 연구원은 “현대차의 PER이 시장대비 20~30% 정도 낮은 것은 맞지만 그동안도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의 주가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올 상반기부터 경쟁 격화와 진행 중인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성장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며 “다만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지는 않고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