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슈퍼 느림보 경영 왜?

입력 2012-01-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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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지역1번점’, ‘상시할인’ 등으로 공격경영 행보를 이어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수한 킴스클럽마트(현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대해서는 유독 뜸을 들이고 있다.

특히 킴스클럼의 적자가 계속되는 상태에서 인수 반년이 지나서야 법인명을 정하고 대표이사를 선정하는 등 그동안 업태 변화 등을 주도했던 발빠른 경영행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마트는 지난 5월 이랜드그룹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킴스클럽마트 54개 매장을 2300억원에 최종 인수했으며 작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받았다.

최근까지 이마트가 인수한 킴스마트에 새로운 것은 이마트를 상징하는 노란색 간판 글자와 이마트 PB상품뿐이다. 최근 찾은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은 보라색 간판에 노랑 영문자로 ‘emart everyday’가 적혔다. 이전까지 킴스마트가 영업했던 곳이다. 냉장식품 한 켠에는 이마트 PB상품인 간편가정식 17종류가 보였다. 매대나 상품구색은 이전 킴스마트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이마트에브리데이 흑석점의 바닥에 깔린 러그엔 아직도 킴스클럽마트 글자가 크게 적혀 있었다. 흑석동 주민 유혜란(26)씨는 “한 달쯤 넘은 것 같은데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적힌 장바구니 같은 것을 나눠줬다”며 “그러나 내부에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느림보 행보에 대해 SSM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먼저 이마트가 할인점과 백화점의 성장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인수한 SSM 시장의 성장이 정점에 달했고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점포의 매출 실적이 오히려 줄어들고 편의점 시장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마켓의 성장률은 5.8%에 그쳤으나 편의점의 경우 18.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마트 업계에선 선두를 달리지만 슈퍼마켓은 이야기가 다르다”며 “슈퍼마켓이라도 테스트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시행착오 과정이 따를 것인데 또 앞으로의 유통업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방향설정이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상황 뿐 아니라 시기상의 어려움도 제기됐다. 공정위는 지난 24일 롯데슈퍼의 CS유통 인수를 조건부 승인해 대기업의 기업결합식 SSM 확장에 정부가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와 킴스마트의 리뉴얼을 대대적으로 펼치기에 눈치기 보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여 전부터 SSM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고 부정적 여론이 거세다”며 “그런 와중에 올해는 총선과 대선까지 있으니 SSM을 늘리는 것은 정치적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일단 SSM으로 운영되고 있고 아직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한 운영방침이 정해진 것이 없다”며 “1~2월 사이에 테스트 매장을 선정해 리뉴얼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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