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이어 범퍼·내부 호스용 고기능성 합성고무 '눈독'
25일 LG화학 대전연구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 초 EPDM의 선행특허조사에 착수했다. 이미 EPDM을 양산 중인 금호폴리켐과 SK종합화학 등 국내외 업체들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조사하고 있는 것. 통상 연구소에서 연구과제 수행 또는 관심 있는 사업분야의 특허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다.
EPDM은 천연고무와 타이어 재료인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의 중간성질을 보이는 합성고무로 범퍼, 내부 호스 등 자동차 소재용으로 주로 쓰인다. 강도와 내후성 등이 우수하다.
국내에선 금호폴리켐과 SK종합화학이 EPDM을 양산하고 있다. 금호폴리켐은 여수에서 연간 10만톤을 생산, 단일공장으론 아시아 1위, 세계 4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SK종합화학은 연간 3만3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EPDM 사업은 시장규모가 작아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자동차 소재용인 만큼 꾸준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 산업이 호황을 기록하면서 EPDM 등 자동차 소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상황. LG화학의 이번 특허조사도 이에 따른 관심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특허조사는 연구소 차원에서 실시하는 단순 조사 개념일 뿐”이라면서 “EPDM과 관련한 사업계획 등은 현재로선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배터리, 타이어 재료 등 자동차 관련 소재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EPDM도 관심대상 중 하나일 것”이라며 “다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시장이 작아 쉽게 투자를 결정하기엔 상당히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G화학은 최근 자동차 관련 고기능성 합성고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차세대 합성고무인 SSBR 선행특허조사에 나서더니 이후 1000억원대 투자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2013년까지 충남 대산에 연산 6만톤 규모의 생산 공장을 짓는 게 골자다. SSBR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친환경 고효율 타이어에 쓰이는 필수 재료다.
그동안 LG화학은 범용 부타디엔고무만을 생산해 왔다. SSBR과 같은 고기능성 합성고무 설비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SSBR 역시 금호석유화학이 연산 2만4000톤으로 국내에선 생산규모 기준 1위 업체다. 금호석화는 지난해부터 SSBR 시장선점을 위해 6만톤 규모의 증설을 추진, 올해 말엔 총 8만4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LG화학과의 고기능성 합성고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시장이 호황을 기록하면서 최근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자동차 관련 고기능성 합성고무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