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에 신흥국 국채 ‘불티’

입력 2012-01-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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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신흥국 국채에 러시…발행 금리 사상 최저 행진

신흥국 국채가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역내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신흥국 국채에 안전자산 선호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브라질 필리핀 등 신흥국은 올들어 잇따라 사상 최저의 금리로 국채를 발행했다.

신흥국 정부와 기관은 지난 10일까지 불과 열흘간 112억5000만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 수요는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필리핀은 지난 주 25년물 국채 125억달러어치를 발행, 목표치인 15억달러어치를 크게 웃돌았다. 발행 금리는 5%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10일 30년물 국채를 5.375%의 사상 최저 금리로 발행했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한 것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14년 전 아시아 외환 위기 당시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당했다.

브라질이 지난주 발행한 7억5000만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449%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카타르는 지난해 12월 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 모집액은 2배인 100억달러에 이르렀다.

발행 금리는 30년물이 5.825%, 10년물이 4.630%, 5년물은 3.184%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발행 금리 중 역대 최저였다.

이외에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폴란드도 국채를 발행해 올들어 지금까지 신흥국에서 발행된 국채는 작년 1월 한 달간 발행 규모인 41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WSJ는 그 동안 리스크가 높다고 인식됐던 신흥국 국채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유럽의 재정위기 탓도 있지만 고금리 채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데다 신흥국의 경기 회복세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기준 국채 발행을 늘려 달러 표시 국채를 줄이고 있다면서 장기에 걸쳐 금리가 확정되는 장기채 발행이 적은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채 발행 금리는 국채 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이들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세계 국채 시장은 독일 미국 일본 등 자금 피난처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리스크가 높은 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신흥국 등 세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홍콩 소재 매뉴라이프자산운용의 엔드레 페데르센 이사는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은 경제 펀더멘털로 보면 매력적이지만 국채 금리가 너무 낮다”고 지적하고 “유럽발 긴장이 완화하면 유럽 이외 지역의 국채 가격이 하락해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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