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약세 지속…달러 가뭄 비상

입력 2012-01-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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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외환시장이 달러 가뭄에 비상이다.

싱가포르 외환시장에서 9일(현지시간) 유로·달러 환율은 한 때 1.2666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2010년 9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유로존에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면서 유로에 매도세가 강하게 유입된 영향이다.

유로는 엔에 대해서도 약세를 기록, 유로·엔 환율은 97.28엔까지 하락하며 2000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 사용 17국)의 재정위기 악화로 일부 국가들이 기존의 자국 통화를 다시 도입할지도 모르고 심한 경우에는 유로를 방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는 지난 4일 이탈리아 대형은행 우니크레디트가 75억유로 규모의 유상 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한층 증폭됐다.

우니크레디트 이사회는 기존 주주들에게 주당 1.943유로에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합의했다.

이 가격은 현재 시가보다 43% 낮고 최근 주주 할당발행 때 제시된 가격보다 66% 낮은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은행들의 자금난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 유로 가치는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당시 시장 참가자들은 우니크레디트가 사업 설명서에서 제시한 내용에 주목했다.

우니크레디트는 “유로존 해체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에는 계약관계나 채무 이행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로/달러 환율 추이. 유로 약세가 지속되면서 세계적으로 달러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로 약세가 지속하면서 유럽 은행은 물론 세계적으로 달러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달러 기준 융자를 꺼려 동유럽의 신흥국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한국 등 유럽 은행권에서 차입이 많은 신흥국도 달러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신흥국들은 자국 기업과 금융기관이 달러난에 직면하면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풀 수 밖에 없다.

각국 통화 당국이 외환보유고로 보유하는 미 국채는 뉴욕 연방은행이 수탁(Custody)을 받고 있다.

수탁 규모는 2011년 8월24일에는 3조4900억달러였지만 지난 1월4일 시점에는 3조4000억달러대로 감소했다.

외환보유고에서 이미 상당 규모의 달러가 시장에 풀렸다는 이야기다.

수탁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011년 7월까지는 10%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1.8%에 불과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금융 완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음에도 달러 부족 현상은 지속, 그 결과 무역 가중치에 따라 계산된 평균 실효 환율에서는 달러 가치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신문은 유로존 위기가 세계 경제에 다방면에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각국은 이를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해선 안된다며 적극적인 대응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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