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한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이 나란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증권 아시아법인은 2010년 164억4200만원, 2011년 440억8414만원의 손실을 냈다. 삼성증권의 대표적인 해외법인인 홍콩법인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 최대 규모지만 손실 폭은 가장 크다. 삼성증권에 비해 규모가 작은 대우증권 홍콩법인,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이 흑자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본사로부터 상품·용역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매입규모를 지난해 상반기에만 2220% 늘렸지만 손실은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박준현 전 삼성증권 사장이 삼성자산운용 사장으로,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삼성증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이같은 해외법인 손실에 따른 조치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 역시 홍콩법인이 2010년과 2011년 각각 11억9433만원과 5억6988만원, 싱가포르법인이 18억6739만원과 17억3506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자산운용은 아직 이같은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홍콩법인은 홍콩 및 중국 주식 세일즈를 하고 있다”며 “향후 해당지역 증시 거래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수익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도 “삼성자산운용은 아시아 탑 클래스 자산운용사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실질적인 글로벌 경영의 확대 및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본사와 홍콩, 싱가포르간의 수시 화상회의 등을 통해 투자종목에 대한 토론과 투자의견 등을 공유해 ‘one time’으로 상호 협력하는 한편 각 운용거점은 해당 시장과 현장에 집중하며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외점포 손실은 삼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4∼9월) 국내 19개 증권사의 93개 해외점포가 낸 반기 순손실은 433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00만달러 급증했다.
현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소규모 해외투자와 영세한 수준의 해외 점포들은 해외시장의 개척과 글로벌 경쟁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IB와 경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