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인수 저축銀, 감원 칼바람

입력 2012-01-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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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후 금융지주사에 인수된 저축은행에서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영업정지 전에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형사였지만 M&A 과정에서 자산이 크게 줄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영업 재개를 준비 중인 KB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등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통상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일부 직원은 파산재단으로 보내고 나머지 직원들은 계약직 형식이라도 형식상 고용승계가 됐다. 하지만 금융지주사에 인수된 저축은행들은 영업정지 전 2조원대의 자산이 6000억원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직원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KB저축은행(구 제일저축은행)은 가장 혹독한 구조조정이 단행될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존 직원 20%만 남기고 모두 짜를 것이란 이야기도 돌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자산규모 대비 인력배치’를 원칙으로 삼았다. 기존 제일저축은행 직원은 200명 수준인데 KB국민은행 지점 한 곳의 직원은 20~30명보다 자산 규모가 더 적기 때문에 지점 수준에 맞춰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30대 후반 과장급 이상은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한저축은행(구 토마토저축은행)에서도 대규모 감원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존 토마토저축은행 직원 160명 가운데 30명은 이미 파산재단에 배치됐다. 파산재단은 부실 채권 회수 업무를 하게 된다. 부실 채권이 회수될수록 직원들도 서서히 정리되는 방식이다. 부실 채권이 모두 정리가 되면 파산재단은 해산하게 된다. 신한저축은행으로 가는 직원들도 대부분 계약직 신분으로 전락했다.

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의 최종 실사를 앞둔 하나금융지주에서도 직원 일부를 쳐내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전날 두 저축은행 직원 100여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신년 화두로 고용창출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금융권에서 대규모 감원이 진행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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