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르웨이발 쇼크에 ‘덜덜’

입력 2011-12-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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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 노르웨이수출공사 사무라이본드에 디폴트 요구

일본 금융시장이 노르웨이발 악재에 떨고 있다.

폐쇄될 운명인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Eksportfinans·엑스포르트피난스)에 투자한 1조엔(약 15조원)이 고스란히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헤지펀드가 공사가 발행한 사무라이본드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앨리스 린드버그 대변인은 “크레디트 및 특수목적 투자로 특화한 한 헤지펀드가 디폴트 선언을 요구했다”면서 헤지펀드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린드버그 대변인은 “우리는 디폴트라고 인정하지 않으며,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도 있다”면서 “유동성도 충분한만큼 이번 디폴트와 관련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단은 노르웨이 정부가 지난달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비롯됐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달 자국의 수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1962년에 설립된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를 단계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수출금융공사의 대규모 대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새로운 수출금융 구조를 2012년 7월까지 만들고 공사의 사업은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그 동안 뿌린 대출만 회수하고 추가 융자나 자금 조달 업무는 중단된다는 의미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를 이유로 11월22일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정크 수준인 ‘Ba1’으로 7단계나 강등시켰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같은 달 25일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신용등급을 ‘AA’에서 ‘BBB’로 5단계 낮췄다.

S&P는 EMTN(유로 기준 중기채) 프로그램에 근거한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회사채가 이미 디폴트 상태에 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노르웨이 정부에 맞먹는 최고의 신용도만 믿고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매입한 일본 투자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SMBC 닛코증권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가 발행한 사무라이본드와 파생상품에 1조엔 가량을 투자했다.

노르웨이 SEB머천트뱅킹의 애리카 블롬그렌 노르웨이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날 디폴트 논란은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디폴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줬다”며 “다만 그런 사태가 발생하면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가 디폴트에 이를 경우 노르웨이 정부는 물론 현지 금융권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최대 은행인 DNB ASA와 노르디아방크가 각각 40%와 23.2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트론드 기스케 노르웨이 통산산업장관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성공은 정부에도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S&P의 퍼 톤크비스트 신용 부문 애널리스트는 이날 밝혀진 상황으로 노르웨이수출금융공사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그는 “채무 상환 리스크가 신용 평가의 초점”이라며 “당분간 이와 관련된 모든 측면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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