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창사최대 ‘15조 투자계획’ 물거품 되나?

입력 2011-12-11 09:52수정 2011-12-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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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비확충등 검찰 수사로 그룹 경영 차질 불가피

SK그룹이 오너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그룹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K그룹은 자원개발과 반도체 설비 확충 등을 위해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 투자를 검토했지만 현재 구체적인 경영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제3의 성장동력을 찾고 국내 경제 선순환에 기여하기 위해 당초 지난달 사상 최대규모인 15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2012년 경영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올해 투자액인 10조5000억원 보다 무려 43%가 증가한 수준으로 창사이래 최대 규모다.

그러나 SK그룹 계열사들은 오너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 같은 경영계획 수립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번 검찰 수사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사례는 하이닉스 인수다. SK그룹은 지난달 8일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으로 인수를 전면 재검토하기도 했다가 가까스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SK그룹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인해 하이닉스 인수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며 "이는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핵심인 반도체 사업의 속성을 감안할 때 자칫 '오너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SK라는 새 주인을 찾은 하이닉스는 대규모 선행투자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경영정상화가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최 회장도 지난달 11일 SK가 하이닉스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직후까지만 해도 "현재 반도체 업황이 나쁘지만 강한 추진력으로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재원 부회장에 이은 최 회장의 검찰 소환과 사법처리 등으로 그룹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선행투자는 물론 경영정상화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시장의 극심한 불황으로 인해 올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하이닉스로서는 SK그룹의 경영공백에 따른 투자 지연이 발생할 경우 경영정상화가 물건너갈 수 있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글로벌 사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상 최대규모의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인 에콰도르 마나비 정유공장 프로젝트와 칠레 화력발전소 건설 등 모두 200억달러가 넘는 글로벌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역시 악영향을 받고 있다.

15조원에 이르는 투자가 차질이 빚어진다면 국내 중소 협력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SK그룹의 시설투자는 대부분 에너지와 화학, 정보통신, 반도체 등 대규모 설비 증설에 집중돼 있는 만큼 협력업체들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중소 협력업체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국내경기도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매년 상반기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그러나 내년도 투자계획에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상반기 선행투자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SK텔레콤 등 18개 그룹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을 선물투자금으로 조성한 의혹을 사고 있으며 최 회장도 여기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받기 위해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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