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워크아웃 신청사 25곳으로 증가
대림산업의 계열사인 고려개발이 지난달 30일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100대 건설사 가운데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회사가 25개사로 늘었다.
시공순위 38위인 고려개발은 지난 2009년부터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기울였다. 모회사인 대림산업으로부터 측면지원도 받았다. 대부분 비용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과 이자 지급에 사용했다.
PF 대주단을 포함한 금융기관이 최근 2년간 크레디트라인 축소와 회사채, PF 상환으로 7300여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회수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PF 사업장 만기 연장 부담 = 84년 역사의 임광토건이 11월 중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최근 만기가 된 PF 대출 지급보증 기한을 연장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범양건영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임광토건은 공공사업 부진을 만회하려고 주택사업을 확대했으나 미분양으로 금융비용이 증가했다”며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가 확대 시행되면 다른 중견업체들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업계에서 중견건설사가 PF사업장 만기 연장을 둘러싸고 자금 상환 압박을 받는 것은 뉴스거리도 안 된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앞 다퉈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PF사업장의 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업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공공사 발주 힘든 기업 속출 = 최근 90여개 건설사가 조달청과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를 따내기 위해 허위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적발돼 이들은 최대 9개월간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의 입찰이 금지된다.
이번 조치로 건설업계 파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형건설사 10곳을 포함해 시공능력이 검증된 상당수 건설사가 공공공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공공사 수주가 중단되면 퇴출 위험에 몰리는 건설사가 늘어나고 하도급 건설사의 연쇄부도가 발생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최저가 낙찰제 중소건설사도 근심 = 지난달 10일 건설업계 종사자 1500여명이 기획재정부가 개최하려던 ‘최저가 낙찰제 개선방안 공청회’를 무산시켰다. 생존권과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300억원 미만에 적용해 온 최저가 낙찰제를 내년 1월부터 1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업계의 절충안이 나오고 있지만 회의적으로 보는 곳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예산절감만을 공공 건설사업의 성과로 보는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가격중심의 입·낙찰 제도의 획일적인 적용은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