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규 화일약품 대표는 본사와 연구소의 판교 이전을 계기로 해외시장 진출에 고삐를 바짝 죈다는 계획이다. 일괄약가인하 등 제약산업 전반이 침체돼 있는 가운데, 글로벌화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현재는 국내 원료의약품 판매가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 수출을 통해 매출증대를 늘리는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화성 향남제약공단 내 약 120억원을 투자해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합성의약품원료 생산 공장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이 공장은 미국 FDA가 인정하는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인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에 준하는 생산시설이다. 이곳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해 적극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선다는 복안인 셈이다.
특히 원료합성 분야는 특허가 만료되는 제품 중 시장성이 크고 기술 난이도가 큰 품목을 키워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재 합성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B형간염치료제인 ‘엔테카비르’와 천식치료제 ‘몬테루카스트 나트륨’, 알츠하이머치료제 ‘리바스티그민’, 우울증치료제 ‘에스시탈로프람’등이 그것이다. 엔테카비르의 경우 1kg에 약 7억원에 달하는 등 상당한 고가다.
화일약품이 겨냥하고 있는 원료의약품 수출 지역은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아프리카 수단, 동남아 등이다. 아프리카 수단의 경우는 국영 제약회사 와프라파마사와 향후 5년간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코엔자임큐텐 등 30여개 품목을 분기별 192만달러 공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수단을 근거지로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등 적극적인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해 5년 후 원료의약품 수출에만 200억원 이상의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