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몸놀림에 공간활용도 뛰어나…껑충한 차체에도 불안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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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모닝과 플랫폼을 공유했으나 레이를 바라보면서 모닝을 연상하기 어렵다. 밑그림이된 모닝과 길이와 너비는 같고 차 높이만(1700mm) 키워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서스펜션 등 핵심부품의 대부분을 모닝과 공유한 덕에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비용(1500억원)으로 세상에 없던 차를 내놓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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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달려나갈듯 여느 기아차와 달리 네모 반듯한 모습에서 개성이 넘친다. ‘박스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여기도 네모, 저기도 네모, 차 전체를 네모로 다듬었다.
개발초기 앞면 그릴을 커다랗게 키우고 헤드램프를 날카롭게 다듬어 공격적인 형상을 지니기도 했다. 막바지에 최종적으로 수정된 디자인은 작고 경쾌한, 그러면서 부드럽고 귀여운 인상을 풍기게끔 다듬었다. 레이의 수요층과 컨셉트를 감안할 때 적절한 해답을 찾은 셈이다.
무엇보다 2열 뒷 도어를 주목할 만하다. 운전석쪽은 일반적인 스윙 도어 타입인 반면 동반석 2열 도어는 미니밴에 주로 쓰였던 슬라이딩 도어 타입니다. 나아가 동반석 앞도어와 뒷도어 사이를 나누는 B필러(도어를 지탱하는 기둥)가 없다. 이른바 ‘필러 리스’차체다. 타고 내릴 때 편리함은 물론 실내공간을 더욱 넓어보이게끔 만드는 재주를 지녔다.
B필러가 없다하여 측면충돌에 대한 염려도 없다. 앞뒤 도어를 닫으면 도어와 도어가 만나는 접점에 하나의 두툼한 필러가 생기는 셈이다. 도어가 크고 단단해 앞뒤 도어를 여닫는 느낌은 오히려 모닝보다 묵직하다.
소형 미니밴과 비슷한 시트 포지션 덕에 차에 타고 내리기 편하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시원스런 계기판과 함께 차 곳곳을 파고든 수납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차의 작은 공간을 구석구석 제대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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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발은 경차라는 선입견을 성큼 밀어내며 경쾌하게 튀어나간다. 가벼운 몸놀림은 모닝과 다를게 없고 부드러운 변속감도 나무랄게 없다. 운전석 높이가 적당해 전방 시야가 시원스럽고 부담없는 핸들링도 편한 운전을 돕는다.
껑충한 차 높이를 지녔으나 코너링과 회전운동에서 불안감을 느낄 수 없다. 차 높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타이어를 지녔고, 코너링에선 묵직한 차체가 타이어를 짓누르면서 끈적한 접지력을 만들어낸다. 껑충한 차 높이에도 몸놀림이 전혀 불안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저속 중심의 트랜스미션은 시속 100km 가속까지 여느 소형차 못지않게 경쾌하고 답답함이 없다. 경차를 타면서 최고속도와 핸들링을 논할 수 없다. 그저 다양한 쓰임새와 모양새 그리고 연비와 가격을 포함한 경제성이 이 차가 추구하는 궁극점이다.
기아차는 내년부터 월 5000대씩 연간 6만대의 레이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수출대신 내수시장에 집중하며 내달 중순 전기차 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나아가 내년 상반기에 레이 화물 밴(Van)도 추가할 예정이다.
기아차가 ‘세상에 없던 차’를 강조하며 선보인 박스형 CUV 레이는 다양한 쓰임새와 공간활용도에서 가격대(1240만~1495만) 높은 가치를 지녔다. 내수시장에서 성공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기아차가 내세운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라보는 것은 비단 우리 뿐이 아니다. 이미 경차의 나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스즈키 팔레트(Palette)'와 '다이하츠 탄토(Tanto)'의 개발진도 레이의 성공 여부를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