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자동화기기(ATM) 투자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ATM 이용 수수료를 인함으로써 나타나는 수익 감소에 대응하는 조치인 것. 이에 금융소비자를 위해 실시했던 수수료 인하 혜택이 결국 제자리걸음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내년 ATM 500대를 신규 설치하거나 교체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신설 또는 교체된 1450대에 비해서 미미한 규모일 뿐더러 지난해 1000대와 비교했을 때도 대폭 축소된 수준이다.
은행 측은 올해 ATM을 대거 교체했고 기술 개선으로 ATM 교체 주기가 종전 4~5년에서 7~8년으로 늘어나 수요가 줄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수료를 인하했을 당시 ATM 프로그램 업데이트, 기기관리 용역업체비 등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었다”며 “ATM 투자 축소 현상은 투입 비용은 변함없으나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어든 것에 대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ATM 신규설치 또는 교체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불편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5만원권 이용이 가능한 ATM이 전체 ATM 중 3분의 1에 불과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고객들이 거래 과정에서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은행의 경우 거래고객이 드문 지역의 ATM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은행의 수수료 인하 이후 경쟁 관계인 결제대행업체(VAN사)들이 ATM 수수료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은행도 고객의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