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하이닉스 인수 확정…범ICT기업군 탄생

채권단, SKT 우선협상자 공식 발표…약 3조4267억 제시

SK텔레콤이 사실상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신주 발행 및 상세 실사, 최종 가격 조율이라는 과정이 남아있긴 하나 SK텔레콤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품에 안기게 됐다. 최종 인수 가격은 3조3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SK텔레콤이 채권단이 산정한 최저 매각기준가격 이상의 가격으로 응찰했다”며 “자금조달 계획 등 적격성 심사와 주식매매계약서(SPA) 합의를 거쳐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본입찰(10일) 전일인 9일을 기준으로 하이닉스 주가를 가중 평균해 하이닉스 최저 매각기준가격을 3조2887억원으로 결정했다. 신주(1억185만주) 발행 기준가격(주당 2만2174원)과 5%의 프리미엄을 붙인 구주(4425만주) 매각 기준가격(주당 2만3283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날 SK텔레콤은 이보다 1380억원 많은 3조4267억원 채권단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가격은 최종 신주발행 가격 산정 절차와 실사 후 가격조정 과정에서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실사 후 인수가격을 5% 한도에서 조정할 수 있고, 통상적인 인수·합병(M&A)에서 추가로 발견되는 부실 등의 이유로 가격할인이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 실제 인수가격은 3조3000억원에서 야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다음 주 중반쯤 SK텔레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약 한 달간의 상세실사와 가격조정(실사조정한도 5%) 등을 거쳐 빠르면 내년 1월 중순쯤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인수로 SK텔레콤은 유무선통신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전담하고, 모바일플랫폼(SK플래닛), 반도체(하이닉스) 등으로 이어지는 애플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대응할 수 있는 범정보통신기술(ICT) 기업군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통신업계는 SK텔레콤이 단독입찰 이후 최종 인수가 확정되면 하이닉스를 ‘SK 하이닉스’로 변모시키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이 내부에서는 제조업 경험이 없는 만큼 당분간 기존 하이닉스 경영진 체제 운영과 반도체산업에 정통한 전문 경영인을 영입으로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재무·관리·인사 담당 임원은 조직관리와 그룹경영 차원에서 SK텔레콤 출신 인사가 전면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공표한 것처럼 반도체 사업 위험은 시스템반도체 분야 강화로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 사장은 지난 8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이닉스가 기술력과 생산력은 검증받았으나 사업 비중이 메모리에 편중돼 있다”며 “통신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사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하 사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주식매매계약 등 향후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이를 통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SK텔레콤과 하이닉스반도체 양사간 시너지 제고 차원을 넘어서 국가기간산업인 반도체산업 도약의 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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