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한나라, 쇄신은 없었다

입력 2011-11-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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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한나라당이었다.

한나라당은 9일 당 쇄신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코앞에 둔 상황이었음에도 쇄신의총을 연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부를 향한 질타는 홍준표 대표의 '사과' 앞에 사라졌고, 이명박 대통령을 정면 겨냥한 쇄신요구는 친이(이명박)계의 '사수' 앞에서 무력해졌다.

홍 대표는 이날 잇단 '막말' 파문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사실상 승리" "10.26 재보선은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 발언과 함께 "이대 계집애 싫어했다"고 한 데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의원들은 "힘내시라" "다시 힘을 내 이끌어달라"면서 박수를 보내는 등 ‘지도부 재신임’ 의총 분위기가 연출됐다. “사과만으로는 안 된다”며 지도부 사퇴까지 요구하겠다던 의원들은 실종됐다.

이후 23명이 발언에 나서 4시간 가까이 진행한 비공개토론에서도 알맹이는 없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 정태근·김성식 정책위부의장 등 여론은 관심도 없는 당직자 3명의 사퇴가 전부였다.

쇄신파들은 '대통령 사과, 국정기조 변화' 등에 대한 요구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태근 의원은 "이대로는 한나라당에 희망이 없다. 정부를 바로 잡을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며 "대통령이 사과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식 의원도 "대통령 사과는 (정책 변화의) 빗장을 풀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둘 다 이미 했던 말이다.

친이계는 ‘MB 지키기’에 급급했다. 윤상현 의원은 "쇄신 요구가 미숙했다"며 "공개 사과는 레엄덕을 자초하란 말"이라고 주장했다. 나성린 의원은 "상당수 의원들은 이명박 바람에 당선된 것 아닌가. 지금 와서 정책을 폐기하고 공약을 사과하라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 대통령을 옹호했다.

한편 지도부와 쇄신파, 친이계는 일단 '정책쇄신'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로 구체적 안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전날 당 쇄신논의에 대해 "순서가 잘못됐다"며 ‘인적쇄신’이 아닌 ‘정책쇄신’에 방점을 찍은 것과 궤를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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