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자문수수료 스캔들, 손실 메우기 위한 자금 유용 은폐로 결론
올림푸스는 8일(현지시간) 이사회에서 모리 히사시 부사장을 해임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마이클 우드포드 전 사장의 해임을 초래한 거액의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수수료 지급 사건이 투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금을 유용한 자작극으로 드러난 데 따른 책임 추궁 차원이다.
올림푸스는 모리 부사장을 포함해 지난달 사임한 기쿠가와 쓰요시 사장과 사의를 표명한 야마다 히데오 상근 감사 등 사실 은폐를 주도한 3명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필요하면 형사 고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올림푸스는 이날 오전 도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영국 의료기기업체 자이러스 인수 시 자문수수료를 포함해 일본 국내 3사 인수 자금을 과거 주식 투자 등의 손실을 메우는 데 이용했다”고 발표했다.
올림푸스에 따르면 회사는 1990년대부터 증권 투자 등의 손실 계상을 미루고, 이를 메우기 위해 여러 펀드 등을 사용해 인수 자금 등을 충당했다.
올림푸스는 자이러스 인수 시 6억8700만달러를 자문수수료로 지급하고, 일본 국내 3사 인수에는 734억엔을 투자했다.
현재의 환율로 환산하면 1300억엔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일 설치한 제3자 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논란이 됐던 자이러스 인수 당시 자문사에 지급한 금액은 대부분이 자이러스 우선주 매입분으로, 올림푸스는 당초 1억7700만달러였던 우선주를 지난해 3월에 6억2000만달러에 자문사로부터 되샀다.
자이러스의 재상장 포기로 옵션 행사에 걸맞는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자문사 측이 매입을 희망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림푸스는 마이클 우드포드 전 사장이 자이러스 인수 시 자문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점을 문제삼자 지난달 14일 그를 전격 경질했다.
올림푸스는 과거 인수 절차는 적합했다고 주장했지만 일부 주주가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사건은 이로써 일단락되지만 올림푸스가 평상시로 돌아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폭락해 시가 총액은 반토막이 났고,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물론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
7일 오전 올림푸스의 공시가 발표된 직후 주가는 일일 가격변동제한폭인 29%까지 폭락해 1974년 이후 37년만에 최대 일일 손실을 기록했다.
조사를 요청한 주주 가운데 하나인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의 데이비드 해로 최고투자책임자는 “올림푸스의 경영 회복을 위해 우드포드 씨가 사장에 복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올림푸스의 다카야마 슈이치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드포드의 거취는 변함이 없다”며 “주가는 떨어졌지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낮아지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