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내년부터 등록금 반값…엇갈리는 반응

내년부터 서립시립대학교의 등록금이 지금의 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른바 ‘반값 등록금’ 논란 이후 실제 등록금 자체를 줄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들은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며 복지논쟁의 불씨가 재점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립대는 서울시 측에 학부생 전체의 등록금을 지금의 절반으로 낮추기 위한 예산 182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오는 2013년부터 서울시립대에서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한 것을 1년 당긴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립대 반값등록금 안은 박 시장이 핵심 추진사항으로 분류한 상태여서 예산안에 당장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민간 전문가 자문위원들과 전체 예산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예산안이 확정되면 올해 연간 477만5000원이었던 시립대 평균 등록금이 내년에는 238만7500원으로 줄어든다. 올해 장학금 수혜율이 57.9%였고 1인당 평균 장학금액이 137만7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 정도의 시립대 학부생은 연 100만원의 등록금만 납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들과 대학 등은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립대 학생들은 서울시의 반값 등록금 시행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립대 경영학과 3학년 현모(26)씨는 "2013년부터 시행한다는 소식에 휴학을 하겠다는 학생이 많았었는데 그 학생들 모두 인생의 1년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등록금은 한 번 깎아주면 되돌리기가 어렵다”며 “서울시가 연간 180억원 정도를 지원해야 한다고 보면 10년에 1800억원 20년에 3600억원의 예산은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도 많은 시립대에 서울 시민의 세금을 생색을 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서울 마포구의 직장인 심원섭(33)씨는 “시립대 절반 이상이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라며 “서울 시민 돈을 걷어서 그 학생들 등록금을 내 주는 게 솔직히 반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재도 시립대 학생의 한 해 평균 등록금은 국립인 서울대 등록금 628만8100원의 76%에 수준이고 사립인 연세대 등록금 869만2300원과 비교해도 54%에 불과한 상황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형평성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시립대에 반값 등록금 지원 등을 담은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은 오는 10일경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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