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집단 엑소더스…정부도 적극 지원
일본 대기업의 ‘엑소더스’ 행렬에 중소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공업단지에서 중소기업들이 신흥국으로 일제히 빠져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마쓰 시에서는 10개 중소기업이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여기에는 자동차 부품과 섬유, 건설 등 다양한 업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형업체들로 구성된 군마현 금형공업회는 멕시코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플라스틱 성형과 금속 가공 업체가 밀집한 도쿄도 가쓰시카구에서는 19개 중소기업이 베트남에 공동 진출할 계획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시모토 마사루 금형공업회 회장은 “일본에 거점을 남겨두는 조건으로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는 “동일본 대지진에다 엔고까지 겹치면서 대기업의 동향을 지켜보기만 하던 중소기업들도 심각하게 해외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은 엔고 부담이 커지면서 추가적인 자연재해에 대비해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던 중소기업 역시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산업 공동화를 핑계로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만도 없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일본 거점을 남겨둔다는 조건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정부도 일본정책금융공고의 융자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정책금융공고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정부 산하 금융기관으로, 지난 상반기 (4~9월)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의 2배 수준인 250건에 달했다.
문제는 공업단지의 공동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대형 공업단지인 오사카부 히가시오사카시에서는 직원 수 4명 이상인 공장 수가 지난해말 현재 2년 전보다 15% 줄었다.
도쿄도 오타구에서는 20%, 동스미다구에서는 23%,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서는 21%,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는 19%가 각각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