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출범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는 ‘유통구조개선특별위원회(이하 유통구조개선특위)’가 ‘반쪽짜리’로 출발한다.
유통구조개선특위는 중소기업중앙회 주도로 공정한 유통구조 확립을 위해 중소기업계와 대형 유통업체간 구성하려던 자율적인 협의체로, 대기업 측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중기중앙회는 당초 지난 5일 신세계·롯데·현대·이마트·홈플러스·CJ홈쇼핑 등 대기업 10개 유통사를 모두 포함시켜 최근 논란이 되는 수수료 문제나 불공정행위 등에 대해 논의할 구심체를 출범시킬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하나로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들이 모두 불응하자 중기중앙회는 출범식을 28일로 연기하는 한편 대기업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동참을 이끌어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형 유통사들이 끝까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유통구조개선특위 구성 취지가 반감됐다.
중기중앙회는 대형 유통사들의 설득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애초에 참여의사를 밝힌 하나로마트 하나만으로 유통구조개선특위 출범식을 강행할 방침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유통구조개선특위가 자율적인 협의체인 만큼 대기업들의 참여를 강제할 수 없다”면서 “28일 (출범식)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통구조 개선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발전하려면 허심탄회한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면서 “대형 유통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쪽짜리 유통구조개선특위를 바라보는 중소기업계의 시각은 무덤덤하다. 어차피 대형 유통사들이 순순히 대화에 응해 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등 민감한 부분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려는 것을 좋아할 대형 유통사들이 어디 있겠냐”면서 “다만 최근 공정위의 백화점 수수료 조사와 맞물려 유통개선특위 출범 이슈가 대형 유통사들의 자세 전환을 유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