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의 심판, 결국 '경제'였다

입력 2011-10-27 11:00수정 2011-10-3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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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물가·양극화…경제 주체들 분노 폭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40대의 분노가 집권 여당을 등에 엎은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박원순 후보를 당선시켰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청년 실업, 소득불균형에 따른 양극화 등 경제논리가 정치를 압도하면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을 등에 업은 나 후보를 침몰시킨 것이다.

18대 대선 전초전 성격이 짙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양극화 해소 등 사회 변혁을 요구하며 강력한 지지세력을 형성했고, 선거의 향배를 갈랐다.

이번 선거 표심의 핵심은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양극화 현상을 불러오게 만든 집권여당에 대한 20~40대의 분노가 표심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나이대별, 지역별 득표율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후보는 20∼40대 유권자층에서 압승을 거뒀다. 국내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박 후보를 지지하는 20대는 69.3%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차지한 30.1%의 2배를 넘었다.

30대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나경원 후보(23.8%)의 3배가 넘는 75.8%였고, 40대도 박 후보(66.8%)가 나 후보(32.9%)에 비해 2배의 지지율을 얻었다.

20대는 한 학기에 500만원이 넘는 등록금 문제에 공감하는 박 후보측에 손을 들어줬다. 1억원 짜리 피부과에 다니는 나 후보에 대한 반감과 부자 정당으로 인식이 박혀버린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 시민운동권의 박 후보를 지지한 원인이다.

30대 역시 청년실업을 비롯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양극화 등으로 인해 정부 여당에 대한 분노가 젊은층을 야당후보에 결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40대는 사회 양극화를 도외시하고 공정하지 못한 현 정치권에 대한 심판을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표출했다.

대표적인 부자동네로 한나라당의 지지층이 두터운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구에서 승리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즉, 양극화를 더욱 벌여놓은 기존 정치권력에 상심한 대다수 유권자들이 제3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운동권 출신의 박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이번 선거가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반에 대한 강력한 쇄신 요구가 표심으로 분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풍(安風)으로 불리는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신드롬으로 시작한 정치권에 대한 변화요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구체적인 정치적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치평론가들은 한목소리로 “양극화, 불평등 확대 등이 집권 여당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면서 결과적으로 야권 단일후보가 당선 된 것”이라며 “정치권이나 정부 당국이나 소득 해소를 위한 경제 양극화와 복지 문제를 해결해야만 총선과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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