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레드오션'이라 했지만 '웰빙' 앞세우니 시장이 열렸다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안된 남양유업이 시장점유율 2위를 꿰찼다. 대형마트 커피믹스 시장에서 10% 이상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하며 네슬레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선 것이다. 30년 이상 바뀌지 않던 시장 순위가 시장 진출 1년도 안된 업체로 인해 요동친 건 커피믹스 크리머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기존 제품 크리머가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이를 대신해 진짜 우유를 넣은 크리머를 만들었고, 제품이 출시되자 마자 카제인나트륨은 프렌치카페의 공세에 시달려야만 했다. 몸에 해롭지 않은 것임은 물론 수십년 동안 섭취해온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웰빙’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과감하게 제품을 교체했다.
레드오션인 줄 알았던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것 자체를 두고도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말들이 무성했지만 이젠 정체돼 있는 회사의 새로운 사업부문으로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다. 신기술로 레드오션을 성장 가능한 시장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남양유업은 업계 최초로 제품 낱개 하나 하나를 질소 충전해서 포장하는 신기술도 도입했다. 제품에 질소를 충전함으로써 산소와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제품의 산화 현상을 방지했다.
커피믹스 시장 1위를 달리던 동서식품의 변화도 주목된다. 여전히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의 위협에 동서 역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원두커피를 커피믹스 형태로 만든 것이다.
동서식품의 ‘카누’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카페’를 콘셉트로 커피전문점에서 원두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인 에스프레소 추출방법으로 뽑을 커피를 그대로 냉동건조한 커피파우더에 미세하게 분쇄한 볶은 커피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동서측은 보통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원두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카누’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개당 320원으로 커피전문점 커피 가격의 1/10 수준이다.
이창환 사장은 “우리의 가격이 소비자들 입장에서 지불 용의가 가장 큰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낮은 가격으로 출시함에 따라 초기에는 원가 부담 등이 있겠지만 많은 양을 판매함으로써 영업이익을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패키징, 규격, 메뉴의 다양화로 시장에 안착해‘카누’로 내년도 매출 600억원, 5년 후 1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