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견인차, 자동차·반도체·LCD
(편집자주:‘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역습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산업 육성책에 힘입어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까지 갖춘 중국산 제품이 무서운 기세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선 한국과 일본이 독무대였던 반도체와 LCD,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내어줄 판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다양한 프로젝트와 자금 지원, 외국기업 우대 등 산업 우대정책을 통해 모든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TSMC, UMC 등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양안(중국과 대만)시대 개막과 함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 중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원자재 조달과 판로 확보, 생산 거점화를 위한 상호 투자 확대 등 양안 경제협력을 증진시키는 이른바 차이완(Chiwan, 중국+대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체의 중국 진출이 사실상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1991~2000년 908·909 프로젝트를 통해 전자산업·집적회로 산업을 중점 육성산업으로 지원했고, 공업 정보화부를 중심으로 장강 삼각주를 반도체 IC 생산기지로 키웠다.
제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에는 반도체를 주요 산업으로 지정, 2010년 IC 산업의 총생산량은 800억개, 매출액 3000억위안, 연평균 30% 실현을 목표로 반도체 산업을 지원했다.
올 1월에는 소프트웨어·반도체 산업을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00년 처음 시행한 소프트웨어·반도체 산업 육성책이 2010년말 종료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국제 경쟁력이 취약해 R&D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중국 정부는 또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에도 반도체 육성 계획을 포함시키고 전문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주로 EMS(전자제품생산전문기업), ODM(생산자개발방식), OEM(주문자생산방식) 기업들로 구성, 다국적 종합반도체 기업(IDM)들이 대세인 가운데 팹리스(fabless, IC 설계)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팹리스 기업 수는 1990년 15개에서 2001년에는 200개, 2009년에는 472개까지 늘었다. 2009년 매출은 전년보다 17% 성장한 40억달러였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도 문제는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첨단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자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해외로 수출하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점이다.
또 중국은 반도체 산업의 특징인 급변하는 기술을 완벽히 따라갈 정도의 자생력도 부족하다.
중국 내 생산품 소개 사이트인 메이드인차이나닷컴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기업은 1188개로 한국의 330개에 비해 4배나 많다.
이 가운데는 직원 수 20~50명 안팎의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디자인 회사가 1000개에 육박한다.
반도체 분야는 업체간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도체 기업 수가 많다는 것 자체는 경쟁력이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의 부재와 대부분의 기업이 IC 제품 개발 방향이 동일해 기업간 저급 평준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은 부담이다.
또 중국의 모든 팹리스 업체들이 시장분석에서부터 설계, 마케팅, 판매, 고객서비스 등의 업부를 일관되게 운영하면서 비용 부담이 크고,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속도가 느리다는 점은 개선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가파르게 발전하는 중국 반도체 기술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2010년 7월 아시아만도체회로학회(A-SSCC)의 논문심사에 중국에서 나온 논문 58편 중 11편이 공식 논문으로 채택됐다.
2005년 중국에서 나온 논문이 전무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중국의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경영을 최적화하고 분야별 선택과 집중, 고객 및 정부관계 강화, 인력자원 관리 등의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