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증권은 20일 한국의 장기국채금리가 5년 후 미국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홍콩) 한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글로벌화, 인구구조 변화, 시장유동성 확대 및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로 한국의 장기채권금리의 구조적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역내장기채권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이같은 현상은 외국인 채권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에서 두드러진다”고 보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국내금리와 해외금리가 수렴하는 세 가지 조건인 실질성장률 둔화, 물가상승률 하락, 대외위험 감소를 모두 충족시킨다”며 “노무라의 외환위기조기경보 지표(GEMaRi)에 의하면 2011년 1분기 기준 한국의 외환위기 발생가능성은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등 대외위험이 낮아, 만약 유럽위기가 고조돼도 외국인의 한국 채권 매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은 향후 5년간 생산가능인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돼 총저축이 총투자를 구조적으로 상회할 것”이라며 “따라서 장기실질금리가 과거 10년 평균 2.5%에서 향후 10년 평균 1%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고령화와 연금·보험자산의 증가로 장기채권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정부의 재정수지는 향후 5년간 개선될 것으로 보여 장기국채발행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초과수요의 국채수급도 장기금리 하락 압력을 더한다”고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채권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역내외 스왑시장의 유동성도 풍부해 외국인 국채채권투자와 연계된 자금조달 및 헤징이 수월하다”며 “2008년 이후 도입된 선물환규제,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원천징수세 환원 및 단기외채에 대한 은행세 도입은 국내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유럽위기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채권투자가 늘어난 점은 외국인 투자자 저변 확대가 시장변동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반증한다”며 “향후 5년 이내에는 채권투자에 대한 원천세 폐지 및 통안채와 국고채의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한국의 통화정책파급경로 중 이자율경로가 점차 약화되고 환율경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한편 한국은행은 내년 2월까지 기준금리를 3.25%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돼 국채수익률 곡선은 대체로 계속 평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예상보다 빠르게 한은이 정책금리를 인상하거나 주요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할 경우, 한국의 장기국채금리가 단기정책금리를 일시적으로 하회하는 수익률 역전(inverted yield curve)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