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복인가, 재앙인가] ⑬-2 진시황의 환생인가…‘위안화 식민지’ 건설의 꿈

입력 2011-10-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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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지갑 노리는 위안화

최초로 중국 전역을 통일한 진시황제가 살아난 것인가.

진시황은 폭군이었지만 화폐를 통일해 처음으로 중국을 단일 통화권으로 만들었고 도량형과 문자도 통일했다.

화폐 통일로 상업이 활발해져 중국이 아시아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닦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무력이 아니라 화폐라는 것을 확인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을 다투기에 앞서 아시아를 화폐로 통일해 ‘위안화 식민지’를 건설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은 지난 2009년 3월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지목하는 등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위안화 표시 채권의 인기도 높아졌다.

위안화 절상을 노리는 단기 투기자금이 집중되면서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채권인 ‘딤섬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직접 살 수 없는 반면 딤섬본드에는 아무런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다.

딤섬본드 시장은 지난 2008년 이후 규모가 10배 이상 커지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의 판매를 허용하면서 딤섬본드에 대한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딤섬본드 발행 규모는 53억6000만달러(약 6조1500억원)로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외식업체 맥도날드가 지난해 8월 중국내 사업 확장을 위해 2억달러 규모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이어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와 호프웰 하이웨이 등 다국적 기업들도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딤섬본드의 발행이 급증함에 따라 중국 당국의 위안화 국제화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세계은행은 저평가 논란에 쌓인 위안화의 수요가 아직 크지 않지만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율 순위 상승 등 날로 커지는 중국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IMF에서 신흥국의 발언권을 높이는 내용의 개혁안에 합의함에 따라 IMF 지분 순위가 6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이는 위안이 글로벌 기축통화로 부상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우위 시대가 종료됐다”면서 “위안화가 예상보다 빨리 향후 20년 내 국제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해 6월 “위안화가 유로화와 마찬가지로 달러화를 대체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예상한 것보다 빨리 국제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위안 환율 추이. (야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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