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프 후계구도 안갯 속…머독 부자 불화설

입력 2011-10-2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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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방침 마찰·투자자들 압박 가중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의 후계 구도가 안갯 속이다.

루퍼트 머독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그의 자녀 중에서 나올 지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TY)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독 회장이 아들 제임스와 함께 최근 런던 시내에 모습을 드러내자 오랜기간 지속된 부자 간의 불화가 해소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아직 미지수다.

이들 부자는 경영 스타일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며 마찰을 빚어오다 지난 7월 뉴스코프 산하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인 뉴스오브더월드(NoW)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이 터지면서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국면을 맞았다.

뉴욕에 있는 뉴스코프 본부와 제임스가 맡고 있는 영국 사업부가 경영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급기야 해킹 파문까지 터지면서 제임스의 독보적 위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식통은 아들 제임스에 대한 머독의 분노는 지난해 겨울 최고조에 달했다고 전했다. 머독은 당시 제임스에게 뉴욕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회사에서 제명된다는 통첩을 보내기에 이르렀고, 제임스는 아버지의 명령을 따랐다.

앞서 머독은 자식들 가운데 누군가가 회사를 맡아 주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해 왔고 주변에서는 제임스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평가해 왔다.

딸인 엘리자베스는 런던의 TV 사업부에 집중하고 있고 장남인 라칠란은 부친의 도움 요청을 뿌리치고 호주 시드니에서 자신의 미디어 사업을 계속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90년간 뉴스코프를 이끌어온 머독 가문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는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

주주들은 오는 2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머독과 제임스, 라칠란 등 3부자가 참여하고 있는 현 이사회를 재선임할지 논의한다.

머독 가문이 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재선임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일부 대주주와 투자자문 기관들은 이들의 재선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제임스는 2008년 NoW의 해킹 의혹이 불거졌을 때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들여 이를 무마시킨 전력이 있다.

일부 영국 각료들은 제임스가 당시 의도적으로 해킹을 은폐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제임스는 이와 관련해 다음달 영국 의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난 루퍼트 머독은 1952년 유명한 종군기자이자 신문 발행인이었던 부친 키스 머독 경이 사망하자 ‘선데이 메일’과 ‘더 뉴스’라는 2개의 조그만 신문사를 상속받은 이후 스캔들과 섹스, 스포츠, 범죄 등에 집중된 선정적인 뉴스로 신문의 판매부수를 비약적으로 증가시켰다.

이후 호주에서 뉴스코프를 설립한 그는 현재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포스트, 타임스, 폭스 방송, 20세기 폭스, 스타 TV, LA다저스 등 52개 국에서 780여 종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구촌의 정보통신부 장관’이라는 평가와 ‘비도덕적인 악덕자본가’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고있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소득 불평등에 항의하는 미국 뉴욕의 반 월가 시위대는 지난 11일 맨해튼에 있는 그의 자택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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