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대가 치르는 월가, 총체적 난국

입력 2011-10-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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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시위 압박·분기 실적 빨간불…존재의 위험도

세계 금융의 중심 월스트리트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월가의 탐욕에 분노한 청년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대형은행들의 3분기(7~9월) 실적에 먹구름이 낀 것이다.

호실적을 내고도 고개를 숙여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위기의 은행들은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타파할 계획이어서 현재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시위대의 화살이 되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시장 불안과 증권업계 위축, 규제 강화로 이번 주 발표되는 금융기관의 실적이 일제히 부진을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금융정보회사인 팩트셋리서치에 따르면 1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골드만삭스는 주당 0.05달러의 손실을 낼 전망이다. 예상이 맞으면 골드만삭스는 주식 공개 이후 두 번째 적자를 내는 셈이다.

팩트셋은 주식투자 손실과 은행 부문 및 트레이딩 부문의 부진으로 골드만삭스가 또 다시 적자 신세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9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모건스탠리는 주당 0.30달러의 순이익을 낼 전망이다.

전년 동기 0.07달러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은 했지만 이익증가 대부분이 손실 감소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은 전년 수준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WSJ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경기 둔화로 실적이 악화했다고 주장하겠지만 금융권에 대변혁이 일고 있다고 믿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은행의 자기자본거래(프랍 트레이딩)와 기타 투자를 금지하는 이른바 ‘볼커룰’을 들었다.

이들 은행은 트레이딩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볼커룰 등 규제 강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번스타인리서치의 블래드 하인츠 애널리스트는 “채권 관련 업무의 세제전 순이익률은 볼커룰때문에 평균 24.9%에서 17.6%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일부 거래를 축소하거나 인건비를 대폭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WSJ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바람직한 해법은 없다며 현재의 어려움은 수익 면에서의 위기 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1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는 실적 호전에도 눈치를 보고 있다.

이들 은행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21% 성장, 월가의 탐욕에 대한 시위대의 분노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위기감은 더하다.

IT 전문 매체인 씨넷뉴스는 ‘CabinCr3w’로 추정되는 해커그룹이 팬디트 CEO의 전화번호와 주소, 이메일 주소, 가족사항, 금융정보 등을 유출시켰다고 17일 보도했다.

씨넷뉴스는 해커들이 일부 시위대를 체포한 데 대한 보복의 의미로 팬디트 CEO의 개인정보를 해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앞서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CEO의 개인정보도 유출시켰다.

WSJ는 월가가 낮은 자세를 지속해야 시위대도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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