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부터 서울 장충동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초연을 펼치는 레드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무대위로 옮긴 2인극으로 강신일과 강필석이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강신일과 강필석은 극에서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을 맡아 연기한다. 두 사람은 사실감 있는 연기를 위해 로스코 전문가인 박명선 경희대 교수에게 강의를 듣고 화가 신흥우씨의 작업실에서 캔버스 짜는 법, 물감 섞는 법, 붓 칠하는 법 등을 배우고 있다.
극의 배경은 1958년. 로스코는 비싸고 배타적인 포시즌 레스토랑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벽화를 그려주기로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조수를 자처한 켄에게 물감을 섞고, 캔버스를 짜는 단순한 일을 시킨다. 켄은 스승이 시키는 일을 놀라울 정도의 습득력으로 해낸다. 그러면서 로스코의 예술 이론과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수락한 것에 대한 질문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로스코를 자극한다. 결국, 로스코는 점점 잃어가고 있던 열정과 믿음을 찾아간다.
2009년 12월 영국 런던 돈마 웨어하우스 극장에서 초연한 연극 ‘레드’는 지난해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며 작품으로서 인정을 받은 수작이다. 이 작품은 미국 브로드웨이 골든시어터에서 공연, 같은해 제64회 토니 어워즈에서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조명상, 음향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조연상 등 6개부문을 수상했다.
한편 극의 실제 주인공인 로스코는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 화가로 손꼽힌다. 1903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유대계로 1920년대 미국으로 왔다. 예일대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으나 1923년 학업을 중단하고 뉴욕으로 이주,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정식으로 미술학교의 수업을 받지 않았지만 음악과 철학, 역사, 종교 등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작품을 내놓아 뉴욕화파의 중심인물로 거듭났다. ‘지하철 판타지’와 ‘No.9’ 등이 대표작이다. ‘마티스에 대한 경의’는 2005년 약 235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선명한 붉은색으로 가득 찬 ‘무제’같은 작품을 그린 1970년 작업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