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또 ‘그나물에 그밥?’

입력 2011-10-12 09:08수정 2011-10-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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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 ‘몰아주기’관행 우려 여전

퇴직연금시장이 40조원에 육박하며 쾌속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연말까지 ‘대어급’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 것으로 보여 사업자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어’들은 또다시 일부 사업자들에게 편중되는 ‘몰아주기’ 관행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기아자동차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기아차의 확정급여채무는 9102조4400억원. 이후 중간정산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8000억~9000억원에 이르는 ‘노다지’가 쏟아지기 때문에 전 금융권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결국 ‘남의 잔치’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퇴직연금 운용관리 계약을 전부 같은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에 밀어준 만큼, 이번 역시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퇴직연금 사업부 한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난해 현대차와 마찬가지 케이스로 기아차의 퇴직연금 전환액이 대부분 HMC투자증권에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며 “일단 기아차와 업계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대차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에 퇴직연금의 100% 운용관리계약을 맡겨, HMC투자증권은 업계 20위권 밖에서 5위권으로 단숨에 뛰어오르는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업계관계자들은 무엇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퇴직연금 사업부 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몇차례나 공정위측에 대기업 부당 몰아주기에 대해 건의를 했지만 묵묵부답”이라며, “공정위가 직접 움직여 제재하지 않는 이상 이같은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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