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특판대출 왜?

입력 2011-10-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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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눈치 덜 보는 외국계라 가능”…파업으로 떨어진 영업력 만회 분석도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특판(특별판매) 대출은 꿈에도 못 꾼다. 특판 대출을 했다가는 어떤 소리를 들을지 모른다.”

한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부터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금리를 깎아주는 특판 대출은 가능하지 않다는 의미다. 자칫하다간 정부 정책에 전면으로 반기를 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이 같은 기조와 달리 외환은행은 최근 특판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은행권에서는 짐짓 놀라면서도 “외국계 은행이니깐 가능하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10일 5000억원 한도의 ‘예스(Yes)안심전환형 모기지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에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10일 현재 5년제 고정금리 기준으로 최저 4.85%~ 최고 5.18% 수준이다.

같은 조건으로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4.95%~5.50%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고객에겐 구미가 당기는 상품이다.

외환은행의 적극적인 대출 확대 노력은 시중은행이 4분기에 가계대출을 자제하겠다는 기조와도 상반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올 4분기 은행의 가계주택자금 대출태도지수는 -28로 2007년 1분기 -4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자금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2008년 4분기 -19 이후 가장 낮은 -16으로 집계됐다.

대출태도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하며 이 수치가 마이너스면 은행이 대출 취급기준을 강화할 것이란 뜻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지난 7월 당국의 경고에도 고배당을 실시했을 정도의 당국의 눈치를 상대적으로 덜 보는 외국계은행이기 때문에 특판 대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환은행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업으로 영업력이 많이 훼손된 점도 대출 확대에 적극 나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특판 예금도 함계하는 만큼 큰 문제될 거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 전자동시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올 상반기 예대율(대출채권/예수부채)은 107.88%로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의 약관 심사에서 별 문제는 없었지만 앞으로 가계대출 추이를 유의해서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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