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외 M&A 지원에 51조원 투입
일본 정부는 기업 인수·합병(M&A) 지원으로 기록적인 수준의 엔고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산하 국제협력은행(JBIC)을 통해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등 3대 은행과 430억달러(약 51조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기업의 해외 M&A를 지원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 8월 재무성이 발표한 엔고 대책의 일환으로, 외환자금특별회계의 달러 자금 일부를 활용해 일본 기업의 해외 M&A를 촉진함으로써 엔고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금은 미쓰비시도쿄UFJ가 150억달러, 미쓰이스미토모와 미즈호코퍼레이트는 각각 140억달러를 부담해 마련키로 했다.
JBIC는 외환자금특별회계의 달러 자금을 정부로부터 빌려 민간은행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것보다 낮은 금리로 이들 은행에 달러 자금을 융자해줄 계획이다.
이들 3대 은행은 아직까지는 달러 자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유럽의 재정 위기로 신용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 8월 엔고 대응책으로 외환자금특별회계의 달러 자금을 활용해 일본 기업에 의한 해외 M&A와 중소기업의 수출 촉진, 자원·에너지 확보 등을 돕는 ‘엔고대응긴급제도’를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은 엔고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신음하는 한편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해외 M&A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4~6월) 해외 M&A 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30% 증가한 236건이었다. 이는 2008년 상반기 이후 최대 규모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은 보유자금이 풍부하고, 엔고에다 주가가 하락한 해외 기업이 많아 해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M&A 조건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번 기금 마련으로 일본 기업의 해외 M&A가 한층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에하라 세이지 민주당 정조회장은 “엔고 대책의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선 엔화 기준 국부펀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