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그리스 공포에 장중 1200원 돌파…당국 행보 주목

입력 2011-10-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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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그리스의 재정위기 공포에 4일 장중 1200원대를 돌파했다. 1200원대 돌파는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만이다.

당국의 개입과 외국인의 채권 매수 자급 유입으로 환율은 15.90원 오른 1194.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1200원대 상승은 시간 문제라는게 시장참가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리스의 국가부도 선언이라는 큰 이슈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경상수지 축소로 외환보유액 실탄 관리에 나선 만큼 시장 개입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21.90원 오른 1200.00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중 1208.20원까지 상승했다. 그리스가 재정적자 목표치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역외와 우리나라 은행권 모두 안전자산이 달러 사자에 나서며 환율 급등을 이끌었다. 다만 오후 들어 외국인의 채권 매수 자금이 외환시장에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축소했다. 외환당국도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단행하며 환율 급등세를 꺾은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의 1200원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시장참여자들의 분석이다.

그리스 재정위기 불씨가 재차 살아나면서 위험통화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싱가폴 달러, 뉴질랜드 달러, 호주 달러 등 원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신흥국 통화들은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6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커버드 본드 매입 등의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는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재정적자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외환 시장의 장기적으로 안정 추세에 접어들기엔 힘들다는 얘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당국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3%를 기록하며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은 그 만큼 높아진다.

환율의 변동성이 크게 늘었지만 이렇다할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써가며 환율을 안정시키는 유혹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외환보유액 급감은 환율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줄어들고 있어 외환보유액 소진하는데 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국의 9월 고용지표가 악화할 경우 환율은 이번주에 1200원대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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