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 침체 늪 벗어나나

입력 2011-10-04 10:4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9월 단칸 ‘2’…11P 개선·6개월만에 플러스

악화일로를 걷던 일본 경제가 회복할 조짐이다.

일본은행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단칸지수는 9월에 2로, 6월 조사 당시 마이너스(-) 9에서 11포인트나 개선됐다.

단칸지수가 플러스를 나타낸 것은 6개월만이다.

단칸지수는 대기업 체감경기와 설비투자 동향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로, 체감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에서 나쁘다고 답한 비율을 빼 지수화한다.

전문가들은 단칸지수가 대폭 개선된 데다 플러스로 돌아옴에 따라 일본 경제가 대지진 충격에서 거의 벗어나 ‘V’자형으로 회복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형 제조업 단칸지수에서는 16업종 중 10업종이 개선됐다. 특히 대지진 여파로 생산이 급감했던 자동차는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회복을 배경으로 65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사상 최대폭이다.

중소기업 제조업의 단칸지수도 10포인트나 상승해 마이너스 11을 나타냈다.

미즈호증권의 우에노 야스나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거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라며 “‘당분간 개선·향후 경계’ 양상이 확실히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앞서 발표된 8월 산업생산은 5개월 연속 상승해, 경제산업성은 “대지진 피해의 영향에서 거의 회복됐다”고 진단했다.

▲일본 대형 제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 추이. 일본은행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단칸지수는 9월에 2로, 6월 조사 당시 마이너스(-) 9에서 11포인트나 개선됐다. 단칸지수가 플러스를 나타낸 것은 6개월만이다. WSJ.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럽 재정 위기가 세계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수출 주도형인 일본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3개월 후의 대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 전망은 플러스 4에 그쳤다. 자동차는 11포인트, 전기·기계는 1포인트 각각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상승폭은 제한됐다.

기업들의 심리를 가장 짓누르는 것은 달러당 77엔대의 엔고와 세계 경기 둔화 우려다.

기업들은 올해 예상 환율을 달러당 81.15엔으로 잡았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엔화는 달러당 76엔대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와 기업의 앞날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같은 수준의 엔고가 계속되면 경쟁력 저하로 수출이 침체돼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안감은 2011년도 실적 목표치에도 반영됐다.

대형 제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해, 지난 조사 때보다 상향 수정됐지만 경상이익은 0.3% 감소로 하향 수정됐다.

그 동안은 지진 피해로 줄어든 이익을 하반기에 만회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하반기 경상이익이 하향수정돼 올해 전체 이익이 감소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SMBC닛코증권의 마키노 준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예상환율은 현재 엔고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기업들의 경상이익 전망은 조만간 더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에는 추가 완화를 요구하는 입김이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오는 6~7일 열리는 정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단칸지수 결과를 포함해 일본 국내외 정세를 분석하고 금융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에는 기준금리를 0~0.1%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등 기금은 50조엔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