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일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공포감으로 또다시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수준에서 증시밴드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지만, 코스피지수 1700포인트 아래에서는 분할매수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날 그리스 정부가 공개한 내년 예산 초안에 따르면 올해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5%로 예상돼 목표치인 GDP의 7.6%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내년 적자 규모도 목표치(GDP 대비 6.5%)를 넘어서는 6.8%로 전망됐다.
이같이 그리스의 재정 적자 비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그리스 회생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또 자금 지원을 위한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이 나서는 그리스 실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감에 시장 투심이 냉각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그리스는 아무래도 이머징마켓이 아닌 선진국마켓이다 보니 열강들의 이해관계 등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는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수 있다"며 "과거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의 재정위기 회복은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반등을 위해선 이들 국가들의 새로운 기준인 자본주의의 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반등을 논하긴 여럽지만, 장기적으로 국내증시 반등모멘텀으로는 중국과 기업들의 투자 등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중국이 추가 통화팽창과 재정정책 등의 솔루션을 제시한다면, 선진국들의 재정부담이 조금 덜 할 수 있다"며 "또 정부가 돈을 많이 푸는 상황에서 개입들의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현 상황은 좀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내수주는 많이 올랐고, 수출주는 많이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치중하기 보다는 두 업종에 균형을 맞춰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한다"며 "현재는 공포감이 시장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1700선 아래에서는 시차를 두고 분할매수할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