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기관 아닌 연구소 인력 추궁
“연간 14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소상공인경영혁신연구소 인력 17명 중 10명이 이사급이다. 고객의 돈이 쌈짓돈이냐?” (민주당 이성남 의원)
“이 연구소는 여신협회가 운영하는 게 아니다. 이런 악의적인 억측은 카드업계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다.”(여신협회 관계자)
카드업계가 정치권에 단단히 화가 났다.
매년 국감 때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현금서비스 금리 등으로 뭇매를 맞아왔던 카드업계는 막무가내식 여론 몰이가 여전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국감 때마다 카드업계에서 가장 문제가 돼왔던 이슈는 가맹점 수수료다. 하지만 카드업계가 최근 4년간 5차례나 수수료를 낮췄고 향후에도 인하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가맹점 수수료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대신 여신협회가 기프트 카드 잔액, 소멸 포인트 등을 모아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회공헌기금이 지원하게 될 ‘소상공인경영혁신연구소’가 전시행정, 자리보전용 단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국회 정무위 이성남 의원(민주당)은 21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연구소 전체 인력 17명 가운데 10명이 소장, 부소장 등 이사급이고 연구원 인건비 등 연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예산은 전체의 22% 밖에 안 된다”라며 “고객의 돈으로 소상공인 경영혁신 지원 명목하에 돈잔치와 자리잔치를 벌이는 반사회활동”이라고 비판했다.
여신협회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소상공인연구소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추진 중인 사업으로 여신협회가 예산 지원에 관한 제안서를 받은 것 뿐이라는 항변이다. 소상공인연합회측에서 논리 개발을 위한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해서 이를 검토했으며 이런 식으로 운영할지는 몰랐다는 반응이다.
같은 날 이성헌 의원(한나라당)은 “카드사들이 지난해 취급수수료를 폐지해 금리 부담을 낮추겠다고 하고 요즘 들어 슬그머니 금리를 다시 올리고 있다”라며 “하나SK카드 같은 곳은 금리를 3%나 올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카드사들이 금리를 올린 것이 아니라 대출 가능 신용등급을 더 낮추면서 공시되는 최고 금리가 오른 것이다. 즉 회원 개개인 입장에서는 금리에 큰 변동이 없다는 의미다. 특히 회사명이 언급된 하나SK카드의 경우 지난해 초 공식출범하면서 은행 소속으로 있을 당시 거의 신경쓰지 않던 현금서비스, 카드론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금리를 전업계 수준으로 조정한 케이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대란 이후 국감 때마다 국회의원들이 카드사를 먹잇감으로 삼는다”라며 “지난해 여전법을 고친 이후로 정치권이 조용하다고 생각했는데 막무가내식 여론 몰이가 재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