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장수 육성목장 육성조교심사 프로그램 참여
국산경주마 생산두수보다 경기력 향상 전환
지난해 서울경마공원에 입사한 2세 경주마 중 제주와 장수육성목장에서 육성조교심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주마가 아무런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 경주마 보다 무려 2달 가까이 빨리 경주에 출전할 뿐만 아니라 성적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데뷔전을 치른 759두의 2세 경주마를 산지별로 출주 주기와 우승 확률을 분석한 결과 제주와 장수 육성목장에서 육성조교심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주마가 입사 후 경주데뷔까지 소요기간이 115일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1일이 소요된 외산마보다도 빠르며, 동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경주마(172일 소요)보다 무려 57일이나 빠르다. 심지어는 입사 후 35일 만에 데뷔전을 치른 마필도 있다.
성적 또한 승률 11.3% 복승률 21%를 기록해 아무런 훈련을 받지 않고 경마공원에 입사한 일반 경주마(승률 10.3%, 복승률 18.6%)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주마 생산은 90년대 말까지 양적 확대를 최고의 목표로 매진해왔지만, 공급두수가 수급가능두수를 넘어서고 경주마 중 국산마가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바라보면서 이제는 단순한 국산마의 양적 확대를 넘어서 질적 향상이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국내 경주마 생산농가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생산농가 자체 경주마 육성 훈련이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음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2007년부터 육성조교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하여 경주데뷔를 앞둔 2세 마필을 대상으로 경마공원에 입사하기 전 육성조교검사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육성조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와 장수 육성목장에서 매년 400여 마리의 예비 경주마들이 훈련을 받는다. 20여명에 이르는 육성조련사와 마필관리사 40여명이 생후 18~24개월짜리 말들을 위탁받아 경마장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기시험에 대비하고 있다. 이 시험은 환경 적응, 장구 착용 등의 기승훈련에서부터 훈련주로에서 주어진 코스를 기수와 함께 달려야하는 주행훈련, 타인의 유도 없이 출발대에 들어가 주변마필과 소음에 대한 적응능력을 평가하는 출발훈련 등으로 이뤄져 있다.
육성조교시험 프로그램 운영의 결과로 신마의 경주 첫 출주 소요기간은 육성조교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주마가 일반 경주마보다 약 2개월 정도 출전주기가 빨라졌다. 또한 기초 조교과정을 충분히 마치고 바로 입사한 터라 경주성적 또한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순치하지 않은 신마에 대한 훈련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일 수 있어 많은 마필관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살펴보더라도 ‘트레이닝 세일’을 대비해 경주마의 조기 육성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국내 도입된 외산마의 경주출전 소요기간이 국산마에 비해 짧을 뿐만 아니라 성적 또한 국산경주마를 능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닝 세일은 통상적으로 외국에서 2세마 경매는 트레이닝세일(브리즈업세일)이 일반화 되어있어 순치 및 기본 훈련을 마치고 경매에 나가는 것을 말한다.
한국마사회는 올해부터 국산 경주마의 능력 향상을 위해 육성조교검사에 합격한 국산 마필이 경주에서 5위 이내 성적을 낼 경우 육성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경주마 조기 훈련 장려책을 내놓았다. 서울경마공원 소속 다수의 조교사들이 지난해 보유 경주마 100%를 장수나 제주의 조기육성프로그램에 참여시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육성조교심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주마는 700여두에 까지 늘어난 상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시행체가 ‘상금’이라는 당근을 제시하여 육성조교심사 프로그램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에는 경주마 조기 활용과 경주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육성조교심사 프로그램이 전 마방으로 확대될 뿐만 아니라 생산목장에서도 경주마 후기육성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한층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