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임시국회 공전 틈타 지역구 챙겨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역구로 떠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민생현안이 산적했음에도 8월 임시국회가 공전되자 이 틈을 타 표밭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여야 모두 내년 총선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되며 ‘물갈이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에선 ‘수도권 붕괴론’이 심화되며 해당지역 의원들의 마음이 더욱 바빠졌다.
재보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는 과천에 머무르며 기업유치와 지역행사에 올인 중이다. 잠시 중앙정치 중심에서 떠나 있는 것으로만 알려졌지만 벌써 두 달째다. 안 전 대표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민심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며 “8월 국회가 열리면 국회로 출근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물가상승 등 체감경기 악화와 각종 악재 때문에 민심이 많이 안 좋다”며 “일주일에 네댓 번은 지역구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부산 의원들도 더없이 분주하다. “65세에 정계 은퇴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그간 소홀했던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경률 의원도 ‘100회 주민 간담회’를 목표로 민심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현재까지 가진 간담회 횟수만 60회가 넘었다. 특히 이들은 당 주류로 자리 잡은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등을 지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선동 의원은 “회기가 없을 때 지역구로 가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의원들이 평소 때보다 2배 이상 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또 “공천 불안감도 있고 지역분위기가 좋지 않다보니 절박감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텃밭인 호남이 지역구인 김재균 의원은 지난달부터 관내 노인복지시설 방문 등 민생탐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원도 원주를 돌며 주민간담회와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는 박우순 의원은 “회기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 비례대표 의원이나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들까지 총선채비에 돌입하면서 지역정가에선 벌써부터 “총선이 시작됐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