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추락 ‘충격’…車 나홀로 ‘씽씽’
삼성전자, 포스코, SK이노베이션과 같은 국내증시를 대표하는 종목들의 실적악화가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증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반기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했던 ‘‘차·화·정’株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관련기업만 선전하고 정유와 화학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대한항공, SK이노베이션 등 주요기업들의 성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관련 기업들의 실적 저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난 2분기 3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는 1분기에 비해서는 실적이 개선됐지만, 전년동기대비 25%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LG전자는 전년동기대비 25.3% 늘어난 158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아직 시장의 기대치를 만족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등 나머지 IT관련주들의 실적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이들의 실적 악화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부품주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서울반도체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2%가 감소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하이닉스도 소송관련 충당금을 제외하면 기대치에 못미쳤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주식시장을 견인한 ‘차·화·정’株 가운데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기업들만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주와 함께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정유주는 주유소 가격할인의 여파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모두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유소 석유판매 가격 하락과 공정위 과징금 등 영업환경이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과 LG화학 등 국내 대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부진한 2분기 실적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는 특히 증권사들이 예상실적을 잇따라 하향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예상실적보다 밑돌았다.
특히 대한항공과 현대상선 등 흑자를 예상했던 기업들이 연이어 적자전환이라는 실적을 발표하는 등 운송업계의 어닝쇼크는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분기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이익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며 “또 휴대폰 부문의 이익 상승 여력이 크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유업 호황은 하반기에 이어지면서 2분기에 크게 둔화된 수익성이 하반기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이익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