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제조업지수 50.9로 2년래 최저...부채증액안 하원 통과·오늘 상원 표결
미국이 국가부도 사태는 넘겼지만 경제는 여전히 울상이다.
연방정부 채무한도 증액안이 하원을 통과하며 한고비는 넘겼지만 제조업 지수가 2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며 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극적으로 타결된 미국의 부채 합의안은 1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했다.
타결안은 향후 10년간 2조4000억달러(약 2517조6000억원)의 지출을 삭감하고 부채상한을 2조1000억달러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을 통과한 합의안은 2일 상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부채상한 증액안은 의회를 통과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 합의안은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타결안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아 향후 정치권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노벨상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날 뉴욕 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이번 타결안에 대해 “공화당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굴한 항복”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그는 “타결안만으로 볼 때 단지 오바마 대통령이나 민주당에만 재앙이 아니라 이미 침체된 경제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는 면했지만 경제는 심상치 않다. 특히 경기회복을 이끌어온 제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이날 7월 제조업 지수가 50.9로 지난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55.3보다도 낮은데다 시장 전망치인 54.5도 밑도는 수준이다.
ISM 제조업 지수는 50에 미치지 못하면 제조업 경기 위축을 의미하며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신규 주문 지수는 51.5에서 49.2로 내렸고 생산 지수도 54.5에서52.3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부채 협상이 전일 극적으로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지수가 기대에 못미치자 글로벌 증시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10.75포인트(0.09%) 떨어진 1만2132.4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는 7일째 하락세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재정위기 공포로 유럽 채권시장은 요동쳤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5bp(1bp=0.01%포인트) 오른 6.04%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도 6.2%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