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힘’ 전국 시·도당위원장 장악

입력 2011-08-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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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국면 선점 효과… ‘공천보장’ 의도 내포

한나라당 주요지역 시·도당위원장직을 친박계(친박근혜계)가 장악했다. 친박이 명실상부한 주류로 자리 잡는 순간이다. 일부는 추대형식으로 임명됐지만 상당수가 경선을 치렀다.

그 결과 1일 현재 총 16개 시·도당위원장 가운데 친박계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충북, 충남, 경북 등 절반에 해당하는 8곳을 차지했다. 반면 친이계(친이명박계)는 울산, 강원, 제주 등 3곳만을 지켰고, 경기는 중립인사가 선출됐다. 경남을 비롯해 광주, 전남, 전북 등 4곳은 확정되지 않았다. 경기를 제외한 수도권과 텃밭인 영남권, 충청권 등 알짜배기 지역을 모두 친박이 가져가면서 박근혜 전 대표는 사실상 지역조직을 모두 흡수했다.

직전에는 기존부터 공석이었던 광주, 전남, 전북을 제외한 13곳 중 친이계가 5명, 친박계가 6명이었다. 친박은 친이가 위원장으로 있던 서울과 부산을 빼앗아 온 반면 친이가 친박지역을 가져 온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한나라당 의원 37명 중 친박계는 구상찬·김선동·이성헌·이혜훈 의원 등 4명에 불과했던 곳이어서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위원장 선출방식의 관례도 무너졌다. 과거에는 주로 재선 또는 3선 급에서 위원장을 맡았다. 또 위원장 후보가 여럿 나올 경우 다선 의원에게 양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임기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관례까지 깨면서 계파 간에 세게 붙었다. 이는 내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규에도 ‘시도당위원장은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시·도 후보자를 최종 선정하는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공천권을 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에서만큼은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벌써부터 ‘다선의원 배제론’이나 ‘텃밭지역 물갈이론’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어서 적어도 자신의 공천만은 지키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최근 홍준표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직 인선 과정에서 내홍이 컸던 이유와도 맥을 같이 한다. 공천심사위원회가 꾸려지면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사무총장, 부총장 등과 같은 주요당직자와 각 시·도당위원장이 되면 최소한 자신의 공천은 지킬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점이 집착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일 기자와 만나 “총선 때 통상적으로 현역 의원 중 30~40%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 주요직책을 갖는 것이 공천 받는데 유리하다고 보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한 친박 의원은도 “시·도당위원장이 과연 얼마나 공천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일정부분 반영되는 건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새로 위원장을 맡게 된 분들 중심으로 조직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대선 경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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