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 작년 4분기부터 실제보다 둔화
미국의 지난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예상외 부진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1.3%로, 예상했던 1.8%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1분기 GDP 성장률은 1.9%에서 0.4%로 대폭 하향 조정됐고, 작년 4분기(10~12월) 성장률 역시 3.1%에서 2.3%로 조정됐다.
이로써 작년말 이후 지금까지 미 경제 성장세가 실제로는 상당한 둔화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미국 경제가 또다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일시적인 경기둔화세가 나타났다며 하반기부터는 이런 요인이 제거되면서 다시 성장세가 빨라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3분기 동안의 성장률 지표는 정부와 연준이 밝힌 것과는 달랐다. 미 경제 성장 둔화는 외부 요인이 아닌 내부의 근본적인 요인이라는 징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유가 현상은 미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의 하향 조정과 크게 관계가 없다. 중동·북아프리카의 정치 불안으로 올해 초부터 고유가 현상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고유가 현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2분기에 겨우 0.1% 증가했다. 1분기 증가율 2.1% 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다. 2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은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에 해당한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며 2009년 2분기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종료된 시점이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지출은 3.4% 감소했다. 특히 연방정부의 지출 중 국방비를 제외한 부분은 7.3%나 감소해,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그나마 수입둔화가 무역수지 적자를 상쇄해 GDP 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은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