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촌]⑤서초 반포·강남 개포
특히 개발 이익이 큰 저밀도 재건축 단지들이 밀집된 서초구 반포동, 강남구 개포동 일대로 관심이 쏠리면서 일부 부자들이 대치동과 압구정, 도곡동 등을 버리고 이곳으로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했다.
◇30~40대 젊은 부자들‘2포(浦)’가 좋아 = 서울 강남 대표 신흥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한 지역은 신반포·반포3단지·경남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개포주공1∼4단지·개포시영 등 재건축을 앞둔 지역도 신흥부촌 반열에 올랐다. 이 아파트들은 현재로선 낡은 저층 아파트에 불과하지만 향후 재건축시 강남 주택시장의 판도를 흔들만한 잠재력을 지닌 단지들로 꼽힌다. 사람들은 반포와 개포를 일명 ‘2포(浦)’라고 부른다.
강남권 재건축의 성공 사례를 찾다보면 반포자이(옛 반포주공 3단지)와 반포래미안퍼스티지(옛 반포주공 2단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반포자이는 총 44개동 2991가구,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총 28개동 2444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로 각각 2008년12월, 2009년 7월에 입주했다.
입주 당시만 해도 이들 아파트가 강남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으로 짐작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반포자이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많아 펀드회사에 일부 물량을 넘겼을 만큼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입주 이후 3년여의 시간이 흐른 현재 도곡동과 대치동 일대 아파트 가격을 뛰어넘었다. 이는 30~40대의 젊은 부유층의 선호도가 변화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실제 금융위기 직후 반포자이 분양권을 10억원 내외에 매입한 이들은 1년여 만에 약 5억원의 시세상승을 경험했다. ‘이제는 아파트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수많은 투자자들이 강남 재건축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알짜 입지에 들어선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강남 거주자들의 충성도가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강남내 새 아파트가 현저히 부족하다보니 좀 더 우수한 생활여건을 원하는 기존 강남의 젊은 부유층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의 주거지 이동이 본격화된 것이다.
반포는 대기업 경영진을 비롯해 유명 연예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포자이에는 GS건설 김갑렬 부회장, LG전자 정도현 부사장, 변경훈 중남미지역본부 부사장 등 기업인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톱스타는 소지섭, 송승헌, 손예진, 한혜진 등 10여명이 넘게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학군 편의시설 완벽 구비…주민 만족도 최상 = 대형건설사의 브랜드에 교통과 학군 등 생활여건이 빼어난 데다 주민편의시설 또한 완벽에 가깝게 구비돼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지하철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을 비롯 올림픽대로, 경부고속도로 등을 이용해 서울전역 및 수도권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은 반포지구의 최대 장점이다. 여기에 세화고·반포고·서울고·서초고·상문고·구정고·현대고 등 명문학군이 가까워 학생 자녀를 둔 수요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강변을 낀 대단지 아파트가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포지역 재건축 아파트들이 초고층타운으로 변모되면 강남권 주택시장의 판도는 반포로 무게중심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포의 경우 반포에 비해 개발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새 아파트촌이 형성되면 반포 못지않은 특급 주거단지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학군과 쾌적성에 있어선 반포에 뒤질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사업계획까지 지지부진하면서 오랜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엔 개포주공 2∼4단지의 재건축 정비기본계획안이 공개되자마자 급상승 모드로 돌변했다. 그만큼 개포 재건축 단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25일 계획안이 심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급매물은 바로 거래가 이뤄졌고, 하루 만에 시세가 2000만~3000만원 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추격매수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 정부의 재건축 부담금 완화 조치가 언제 이뤄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