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외치더니…‘통크게’ 다친 롯데마트

입력 2011-07-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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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리콜후 ‘통큰’ 마케팅 유야무야·해외서도 삐그덕 ‘내우외환’

롯데마트가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통큰 마케팅’은 자전거 리콜사태 이후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표류하고 있고 해외사업은 적자가 지속되는 등 사업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품질 논란을 빚어 ‘통큰자전거’를 리콜한 이후 롯데마트의 ‘통큰 마케팅’ 한 달 가까이 조용한 상태다. 1개월에 평균 2~3개 제품을 출시한데 비해 현재까지 이렇다할 제품 소식이 없고, 이달 말까지도 출시 계획은 없다는 게 회사측 방침이다.

지난 4월 초 저가기획상품 ‘통큰’과 중소기업협력상품 ‘손큰’을 공식 브랜드화하고 연내 두 브랜드를 단 상품을 30개 이상 출시하겠다는 롯데마트의 야심찬 선언이 무색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통큰’이 결국에는 중소상인의 터전을 위협하고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쌓아올려 롯데마트의 행보가 주춤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 자전거 리콜 사태 이후 중소상인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서울역 롯데마트를 자주 찾는 주부 이모씨(36세)는 “불량 자전거 사태 이후에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더이상 통큰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측은 제품 출시에 신중을 기하고 안전한 물건 공급에 노력하고 있다며, 내달에는 새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내부 사업에 된서리를 맞은 롯데마트는 해외사업도 순탄치 않아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실질적인 수익성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 중국 4대법인의 적자폭(지분법 이익)은 2008년 140억원, 2009년 360억원, 2010년 780억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사업을 펼치고 있는 베이징롯데마트법인의 경우 초기투자금은 1342억원이 들어갔지만 설립 첫해부터 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지난해 84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롯데마트법인은 연말에도 60억원 가량의 순손실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마트 중국 4대법인 모두 초기투자금은 큰데 반해 적자를 지속하면서 롯데쇼핑의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약 250억원의 순이익 누적적자를 기록한 베트남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롯데마트의 베트남 사업은 현지 협력회인 민반기업(Minh Van Private Enterprise)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현재 총 2개점을 운영하며 순탄한 길을 걸어왔지만 최근 지분 문제를 두고 양사관계가 틀어지면서 추가 사업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운영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합작법인의 자본 증자를 요구했지만 증자시 지분율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민반이 이를 반대하면서 양사 관계가 틀어졌다”며 “협력사와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베트남사업의 적자탈피는 고사하고 현지에서 추가로 매장을 여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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